1여3야당체제 구도 재편
사안별 다양한 조합 형성
경제·사회 '좌클릭'확대 우려
황 권한대행과 갈등 예상

협치 '헛바퀴'에 커지는 경제위기

지난 23일 당정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이날 논의는 비박계는 빠지고 친박 의원들만 자리한 사실상 '반쪽' 당정협의였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민생정당 흉내내기이며 대선 대비용 추경 편성 요구"라고 폄하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황교안 권한대행과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나 '여야정 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이 당별로 만나자고 한 것을 국민의당이 덥석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탄핵정국 속에 새누리당의 분당으로 국회가 '4당 체제'로 접어들면서 정치도 경제도 협치 시험대에 올랐다.

야권은 물론 황 권한대행까지도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두 사례에서 보듯 집권 여당은 분당으로, 야권은 조기 대선 셈법에만 골몰하면서 협치의 수레바퀴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

◇4당 체제 입법지형 변동…현안별 갈등 확대될 듯=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4당 체제에 대해 "거대 정당이 지배하는 시대가 종식되고 협상과 대화라는 본연의 정치를 찾아 협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다당제 구도가 오히려 각 당 사이에 힘의 균형을 형성시키면서 입법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교섭단체 구성에서 기존 1여2야당 체제가 1여3야당체제로 재편되면서 한 정당으로 힘이 쏠리기 보다는 현안별로 합종연횡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20대 국회는 3개 교섭단체 중 2곳이 공동 보조를 취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창당되면 2대2, 3대1 조합이 가능해진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 셈법에 따라 이당 저당이 붙고, 이 주제를 논의했다 다른 논의로 옮겨가는 현상이 되풀이 되면서 국회가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개혁보수신당 의원들이 주요 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을 맡고 있어 국회 운영은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민주당, 국민의당과 손을 잡게 되면 '패스트트랙'에 따라 법안 처리가 가능해져 새누리당은 손쓸 방법이 없어진다.

현재로서는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몸값을 높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당이 사안에 따라 새누리당 또는 민주당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4당 체제를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 3당 체제에서도 셋 중 두 개 당이 어느 입을 취하느냐에 따라 나머지 한 당이 고립되거나 우왕좌왕할 수 있는 묘한 정치게임이 반복되면서 원내대표 하기 너무 힘들었다"며 "4당 체제는 더 혼란스러울 것 같다. 과연 촛불민심의 개혁요구를 2월 국회와 4월 국회에서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는가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협치 '좌클릭' 심화, 황 권한대행과 갈등 불보듯=비박계는 오는 27일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한다. 가칭이긴 하지만 이름에다 '개혁'과 '보수'를 핵심 기치로 내걸었다. 이는 보수 노선을 기본으로 깔고 경제·사회 등에서 '좌 클릭'을 통해 중도 쪽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여소야대 국회는 개혁보수신당의 출현으로 '야당 천하'가 된다.

그동안 의석수를 앞세워 야당의 표결을 견제했던 새누리당은 무기력해지고, 각종 입법 활동에서 야당의 입김으로 국회가 굴러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박계의 신당이 경제·노동 분야의 개혁을 외치고 있어 사안별로 야당과 협조하면서 경제 좌클릭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국회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4법 등 구조개혁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탄핵정국 속에서 각종 민생법안 논의도 올스톱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보수신당은 야당과 공조를 통해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병국·유승민·이종구·이혜훈 의원 등이 법인세 인상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고,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유승민 의원이 지난 19대 국에서 발의했던 법안으로 지난 10월 야당의원과 함께 다시 발의했다. 관련 법안을 처리할 기재위는 신당창당이 이뤄지면 여당 7명 야당 19명이 돼 새누리당은 이를 저지할 수 없게 된다. 야당이 힘을 합하면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또 개혁보수신당 구성원 대다수가 재벌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각종 기업 규제 법안을 쏟아낼 전망이다. 결국 야당천하가 되는 국회는 '야당 만의' 협치를 통해 민생을 명분으로 각종 규제 입법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겠지만, 박근혜 정부를 잇는 황 권한대행이나 반쪽이 된 새누리당과의 협치는 더욱 요원해질 가능성이 크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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