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악화 우려에 증시는 '냉랭'
중 관광객 급감… 전망 불투명
최순실 연관 의혹에 주가 발목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3곳이 황금티켓으로 여겨졌던 면세점 사업자 카드를 확보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과거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거래하는 등 불공정 거래까지 불사할 만큼 장밋빛 미래가 제시됐던 면세점 사업이지만, 이제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지적 속에 투자자들이 손을 털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1.76% 하락한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은 0.44% 하락한 22만5000원을 기록했으며 신세계만 2.52% 오른 18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서울시 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따른 가장 큰 특수가 예상되는 곳들이다. 지난 17일 관세청은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3곳을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했다. 반면 지난 2차례의 면세점 특허 선정에서 탈락하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SK네트웍스는 이번에도 특허 획득에 실패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0.86% 올랐다.

이는 앞서 지난해 7월 1차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가 선정 직후 주가가 각각 30.0%, 8.9% 오른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당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점 특허권 확보 소식 발표 전에 불공정 주식거래에 이용될 만큼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면세점 사업이 과거와 달리 득보다 실이 더 많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선 정책적으로 기획재정부가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기존 매출액 대비 0.05%에서 최대 1%까지 인상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사업자 증가로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 알선 수수료와 판촉비 부담이 늘면서 올해 한화갤러리아 63면세점과 신세계 DF의 연간 영업적자는 각각 426억원, 565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별 업체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 확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연간 400억~500억원 수준의 초기 영업 적자를 감안할 때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수익성 악화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어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계속되는 정치적 이슈를 감안하면 중국인 입국자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시내 면세점은 득보다 실이 큰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추가 선정에 '최순실 게이트'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에도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부여 등의 논란이 불거졌었다"며 "이번 결정 역시 현 정부 체제 하에서 투명성을 상실해 실질적인 사업장 운영 시점 전까지 노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5포인트(0.19%) 내린 2038.39로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0.69포인트(0.11%) 오른 622.77로 8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0.11% 오른 179만5000원을 기록,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장중으로도 181만9000원을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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