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부총리급 인사청탁 개입
청와대 대법원장 사찰 등 드러나
미르·K재단 '육영·일해'와 비슷
이석수 "기업 출연 자발적 아냐"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 출석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물을 마시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를 두 차례 가량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동일기자 eddieyou@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 출석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물을 마시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를 두 차례 가량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동일기자 eddieyou@

국정조사 4차 청문회

15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의 '키맨'은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이었다.

이날 조 전 사장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청와대 사법부 사찰'을 폭로했고, 이 전 감찰관은 '비선실세' 존재를 감지했었다고 진술했다. 조 전 사장은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해 사장직에서 물러났고, 박 대통령이 임명한 첫 감찰관인 이 전 감찰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의 비위행위와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강제 모금 사실을 캐다 내쳐졌다. 이날 두 사람은 작심한 듯 폭탄급 발언을 쏟아냈다.

◇조한규 "청와대, 사법부 사찰" "박 대통령이 최-정 이혼 권유"=조 전 사장은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의 일상생활을 사찰한 문건이 있다"고 폭로했다. 문건은 등산 등 양 대법원장의 일상과 생활을 낱낱이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2014년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최성준 법원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이라든지,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이라든지를 포함한 두 건"이라고 주장했다. 최 지법원장은 현재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 전 사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 '비선 최순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데 대해 "100% 위증이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정윤회 문건에는 '이 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모든 문건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서실장에게 보고됐느냐"는 질문에 "보고가 된 것으로 안다. 신뢰도는 90% 이상"이라고 답했다.

또 '정윤회-최순실 부부를 박 대통령이 이혼하도록 권유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고문을 작성한 데 대해 "2014년 1월에 정윤회 문건 보도, 2월에 박 대통령이 두 사람이 이혼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고, 3월에 이혼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사장은 독일에서 도피 중이던 최순실을 세계일보가 단독인터뷰한 데 대해서는 "그 기사를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제가 재직할 땐 정윤회 문건을 보도하면서 세계일보의 위상이 올라갔는데, 최순실에 대한 우호적인 인터뷰를 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윤회 씨가 수억원을 받고 현직 부총리급 인사청탁에 개입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부총리급 공직자의 임명과 관련해 정윤회씨가 저희가 알기로 7억원 정도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느냐"고 묻자 조 전 사장은 "그렇게 전해들었다"면서 "제가 알기로는 부총리급이고 현직"이라고 답했다.

◇이석수 "미르·K재단 실질적 주인 파악 지시""대통령 뒤 의사결정한 분 있었을 것"=이 전 감찰관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해 "올해 4∼5월쯤 두 재단에 대한 첩보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재단의 실질적인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해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첩보를 보고 든 생각은 재벌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점, 안 전 수석의 영달이나 노후를 위해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 등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재단은 한 번 만들면 없애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데, 정권이 2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도대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가 하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김경진 의원의 "결국 두 재단을 대통령이 본인을 위해 만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가"는 질문에는 "처음 보고받았을 때 이게 육영재단이나 일해재단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 10월 특별감찰관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직전에 자신의 사표가 수리되고 백방준 특별감찰관보도 출석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법제사법위 증언도 못 하게 할뿐더러 혹시라도 그 이후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특감에서 무슨 조치를 할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나 인사혁신처는 그런 억지 해석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 뒤에서 다른 의사결정을 한 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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