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교사 등 검찰 수사 대비한 듯
국정조사 3차 청문회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14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 씨의 육성 파일 2개를 공개했다. 최씨의 육성이 전파를 탄 것은 국정농단 사태 후 세 번째다. 최 씨는 태블릿PC 보도 직후 모 방송 카메라에 잡혔고 검찰 소환 당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육성 파일에는 최 씨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담겼으며 내용도 상당히 상세하다.

파일은 최 씨가 10월 말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의 박 대통령 연설문 수정 및 개입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에게 위증 등을 제3의 인물에게 지시한 통화 내용이 담겼다. 당시는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언론의 폭로가 잇따르던 시기여서 '입 맞추기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육성 파일에 대해 박 의원은 "2번째 통화는 이성한이란 사람이 배신을 했으니까 이렇게 얘기하라 이런 내용"이라며 "실제로 이성한이라는 사람이 돈을 요구했다 이런 기사가 저 시기 직후에 나왔다. 저게 10월말경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에게 "증인은 이런 지침을 받은적 있냐"고 물었고 이 교수는 "없다"고 답했다. 김영재 원장 역시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음성 녹취 파일에 대해 이재정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최순실 녹취록은 충격 그 자체"라며 "독일에서 도피 중에도 스스럼없이 조직적인 증거은폐와 조작을 지시하는 최순실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박근혜 게이트의 민낯이다. 검찰의 방조 속에 황제 도피생활을 한 최순실이 증거 인멸과 조작까지 지시했다는 것은 정권 차원의 보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특검은 최순실의 지시와 은폐, 인멸과정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조 전문가들은 이 육성 파일이 최순실이 단독으로 결정한 사항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태블릿PC를 훔쳤다고 하라고 한 것은 증거 능력이 없는 것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성한이 돈을 요구했다는건 전형적인 조작 방식으로 전문가의 냄새가 물씬 난다"고 말했다.

이 육성 파일이 검찰 조사 초기에 이뤄진 것이어서, 검찰 수사가 엄중하게 진행될 조짐을 미리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와대와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따라 청와대 핵심 인물, 우병우 전 수석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최순실씨는 위증 교사는 물론 자신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병원 진료 기록을 급히 만들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비선 최순실'이 독일에 머무를 당시, 국내 입국 전 공황장애 진단서를 끊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비서를 통해 공황장애 진단서를 발급해줄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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