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인사·워크숍 사실상어려워
내년 경영계획 수립도 늦어질듯
19~21일 글로벌전략회의는 진행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삼성이 사장단 인사를 비롯해 연말 경영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특검 수사가 조만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인사를 연기하다 보니 내년 경영기획 수립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13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매년 12월 하순쯤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는 사장단 워크숍의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워크숍은 사장단 인사 이후 새 사장단이 구성되면 상견례를 겸해 내년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다.

삼성은 아울러 매년 12월 초에 열리던 그룹의 주요 행사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도 무기한 연기했다. 비슷한 시기에 했던 사장단 인사 일정 역시 아직 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 관계자는 "연내 사장단 인사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워크숍 역시 열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특검 대응이 최우선인 만큼 연말 경영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인사와 경영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기 위해서는 특검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삼성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을 소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으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가 다시 특검의 압수수색이 있으면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 등이 일단락된 뒤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한 바 있는 만큼 후속 조치가 필요하고, 아울러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한 수익성 악화 등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 역시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연말 사장단 인사를 미루면서 경영계획 수립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경영전략 부재에 따른 경쟁력 약화는 측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의 연말 행사 중 유일하게 예정대로 열릴 행사는 오는 19~21일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 열릴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 정도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DS(부품),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등 부문별로 사업부 임원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해 하루씩 연쇄 회의를 열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식적으로는 이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지만,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