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길 오렌지비즈컴 대표
이백길 오렌지비즈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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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 라디오형 음원서비스 '비트'를 운영하는 비트패킹컴퍼니가 지난 11월 30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비트'는 광고 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기존 음원 서비스들과 달리 고객 취향이나 상황에 맞춰 음악을 추천해 무작위로 들려주는 서비스다. 계절별 어울리는 음악, 운동할 때 듣는 음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특정 가수를 선택하면 그 가수의 노래를 랜덤으로 즐겨 들을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은 무료이며, 대신 30분 단위로 동영상 광고를 시청해야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서비스 방식은 '판도라', '스포티파이'를 중심으로 해외의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음원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방식이다.

'비트'를 운영하던 비트패킹컴퍼니는 미투데이, 밴드 등을 개발한 박수만 대표가 설립해 주목을 받은 회사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직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네이버로부터 5억원을 투자 받았으며 2014년 7월에는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지난해 3월에는 13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후 국내외 서비스 확장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비트패킹컴퍼니는 국내 음악 서비스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음원 사용료 규정이 '비트'와 같은 서비스 방식에 불리하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음원 서비스인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은 음원 사용료를 3.6원 지불하지만, 비트와 같은 무료 음원 서비스는 7.2원을 지불하는 구조였다. 지난해 12월 무렵 '비트'는 글로벌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경우 곡당 1.61원의 음원 사용료를 지불한다며 최소한 국내에서도 월정액 서비스와 같은 음원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 1월 '비트'와 같은 무료 음원 서비스의 음원 사용료가 4.56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결국 '비트'는 수익구조가 향상되지 못했고 문을 닫게 됐다. 음악을 만들고 공급하는 음악창작자, 음원 유통사, 아티스트 등의 입장에서는 지금도 녹록하지만은 않은 국내 음악시장에서 규모가 작은 플랫폼 한 개라도 아쉽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그저 바라보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국내에서는 이용자들이 직접 음원을 선택해 듣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티파이, 판도라 등 라디오형 채널서비스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비트'가 고전한 면도 있을 것이고, '비트' 서비스가 수익 모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서비스를 오픈해 운영해 왔다는 점도 아쉬울 뿐이다. '비트' 서비스는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남겠지만 음악 창작자뿐 아니라 음악을 즐기는 리스너들을 위해서도 보다 양질의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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