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입차 1000대 클럽 60종 넘는다

11월 54종 1000대이상 판매
4년만에 두배 가량 급증
국산차 '1만대클럽' 31종
10만대클럽 3년만에 없어
현대기아차 독점 금간 영향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올 한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 100종이 넘는 신차가 쏟아졌다. 수입차 업계는 폭스바겐 사태와 인증서류 조작 등 각종 구설수 속에서도 역대 최다 '1000대 클럽' 가입 차종이 탄생했고, 국산차 업계는 '10만대 클럽'이 사라진 대신 '1만대 클럽'이 늘어나면서 현대·기아차의 독점 체제에 금이 갔음을 시사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11월 기준) 국산차 중 31개 모델이 1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고, 수입차에선 54개 모델이 1000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통상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국산차는 1만대, 수입차는 1000대가 넘으면 인기 차종으로 분류한다. 국산차 업계에선 2013년 이후 3년 만이자 2005년 이후로는 두 번째로 1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차가 나오지 않았다. 현대차 포터와 아반떼가 각각 8만6000여대로 분전했지만, 평균 월 판매량을 고려했을 때 12월을 포함하더라도 10만대를 달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경기 침체와 현대·기아차의 장기 파업이 주된 영향을 끼친 가운데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나머지 3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들이 대거 선전한 까닭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GM의 신형 스파크가 7만대를 돌파하며 모닝을 누르고 경차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르노삼성차 SM6(택시 제외)와 쌍용차 티볼리도 5만대 이상 판매하며 각 차급 선두를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 25종 내외였던 1만대 이상 판매 차종은 역대 최다인 31개 차종으로 늘어났다.

수입차 업계는 12월 판매량에 따라 최대 60종에 이르는 1000대 클럽 차종이 나올 전망이다. 2012년 31종에서 4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BMW 520d가 7356대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렉서스 ES300h가 하이브리드차로는 이례적으로 5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3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티구안도 판매정지 처분 직전 대대적인 할인 판촉 효과로 4301대를 판매,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던 인기를 확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스트셀링카 종류의 증가는 업계 전반적으로 현대·기아차의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한편, 업체별로는 소비층이 다양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며 "하나의 대표 차종이 브랜드를 먹여 살리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 요구에 맞춘 모델들이 골고루 판매량을 늘리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