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이탈표 막기 총력
새누리 비박계 - 야권 간
'세월호 7시간' 날선대립

■탄핵 표결 '운명의 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하루 앞둔 8일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야는 비상 의원총회, 원내 지도부회의, 비상시국회의 등을 개최해 탄핵 표결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확인·점검했다. 특히 야당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새누리당 비박계를 향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며 국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탄핵 공조'를 결의한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는 이날 오전까지 '세월호 7시간'을 탄핵소추안에서 제외하는 것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새누리당 비박계의 '세월호 7시간' 수정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종적으로 말한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내용은 수정 협상도 수정 용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비박계가 41명에 가까운 명단을 줘서 공동발의에 참여한다면 세월호 내용을 뒤쪽으로 옮기는 수정은 협상 가능하지만, 비박계가 공동발의 의사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검토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도 의총을 열고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이날 본회의 개회 전까지 세월호 7시간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지만 야권이 강경모드로 나오자 공동발의에는 참여하지 않고 표결에는 응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열린 비상시국위는 회의 직후 황영철 의원은 "아무런 흐트러짐 없이 탄핵안 표결에 동참할 것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부실 대응을 탄핵 사유로 삼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지만 이날 회의에서 소속의원 대다수는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야당의 무리수로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되더라도 반대표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세월호 7시간 내용으로 흔들릴지도 모를 비박계를 압박하기 위해 최종 카드로 '국회의원직 부결 시 의원직 총사퇴'를 내놓았다.

우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사의 큰 분기점에서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자는 것"이라고 사퇴서 제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브리핑을 통해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사퇴를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탄핵안 본회의 보고에 앞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국회 내 일반인과 시민단체 등의 집회와 시위를 놓고 여야는 갈등을 빚었다.

촛불시민연대와 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국회시민정치포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당초 8일부터 이틀 동안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라 국회! 박근혜 탄핵 시민대토론회' 행사를 열기로 했었다. 촛불시민연대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본부와 별개로, 특정 시민단체나 노조 등이 아니라 주로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결집한 시민들의 모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행사가 "토론을 빙자한 시위, 탄핵 반대 의원들에 대한 겁박으로 변질될 개연성이 크다"며 반발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일부 시민단체가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빌려 탄핵안 표결 당일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의원들을 압박한다고 한다"며 "야당도 국회내에서 이어가고 있는 탄핵 관련 농성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이에 대해 "국회 내에서 의견 개진은 국민과 의원들의 권리"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본청 로텐더홀과 본회의장 앞에서 밤샘 농성을 지난 1일부터 이어왔다.

하지만 정세균 의장이 의견 조율에 나서 국회 정문 앞에서의 집회·시위는 허용하고 경내 진입은 불허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어느 때라도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보장돼야 한다"면서 "국회 경내에서의 집회와 시위는 허용될 수 없지만, 법적 테두리 내에서 주권자의 평화롭고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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