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내년 1분기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하면서 '빅3' 생명보험사 중 가장 먼저 자본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내년 지급여력비율(RBC)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 결정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의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결정은 향후 변경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화생명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화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40조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의 채권평가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RBC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RBC 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판단, 어쩔 수 없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화생명의 대주주인 한화건설과 ㈜한화가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아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도 신종자본증권 발행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최근 저축성보험을 확대한 데다 2014년에는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했다"며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의 역마진이 우려되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돼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생명은 그룹의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본확충 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자본확충과 RBC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이라며 "매도가능채권에 대한 채권평가이익 감소도 매달 1~3조원씩 새로운 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저금리 때 투자한 채권이 희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내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다고 해도 이자 부담이 커 오히려 자본건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보통 상환만기가 30년 이상인 영구채 개념이기 때문에 자본으로 인정받아 RBC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에서는 트럼프 발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국고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발행금리가 5%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발행한다면 매년 이자 부담만 250억원에 이르게 된다. 한화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이 3분기 기준 3.9%에 그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본운용수익보다 이자 부담이 더 커 자본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내년 1분기 발행을 결정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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