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로 물가안정목표 하회
물가하방압력 적극적 대응 지적

내년에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물가당국인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적 기조로 유지하면서 국내 경기와 물가 하방압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다만 미국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본 대거 이탈의 위험 부담으로 섣불리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게 된 한은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6일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은 국내 총수요 부진과 대외 여건 변화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내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1.4%로 여전히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물가당국인 한국은행의 2016~2018년 물가안정목표인 2%는 물론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10월 제시한 1.9%의 내년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주요 거시경제 변수인 국제유가, 세계 총수요압력, 실효환율, 국내 총수요압력 변화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충격반응함수를 통해 추정했다. 그 결과 세계 총수요압력이 1% 증가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약 4분기에 걸쳐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외개방도가 높고, 세계경제 통합이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상품·서비스가격의 영향이 국내 가격에도 상당 부분 전달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오르지만 세계 총수요충격에 비해 지속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총수요압력이 1% 확대되면 소비자물가는 0.3%포인트 올랐고, 실효환율 역시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주로 대외요인 변화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는 2015년 50%, 올해 20% 내외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2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1.0%포인트 내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외 총수요압력 역시 소비자물가를 0.5%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천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 둔화,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외 수요 약화는 국내 물가 상승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년간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밑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통화당국이 적극 대응해 물가 상승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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