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의무실장 등 출석 불응
최순실·최순득·장시호씨도 거부
특조위, 강제출석·현장조사 검토
대통령비서설 등 5곳 기관보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가 맹탕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예상된다.
5일 최순실 씨는 물론 그의 언니 최순득 씨, 조카 장시호 씨 역시 출석을 거부하고 사유서를 특위에 접수했다.
국회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돌입했지만 출발부터 증인 출석 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1차 기관 보고에서 김수남 검찰총장 등 대검찰청 증인 3명이 불출석한 데 이어 5일 열린 2차 기관보고에서도 핵심 증인이 줄줄이 나오지 않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구속을 사유로,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과 그의 장모인 김정자 삼남개발 회장도 '거주지 불상'으로 인한 출석 요구서 불수취라는 '꼼수'를 써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는 최순실 씨 일가는 물론 출석 요구서가 송달된 증인에 대해서는 즉각 동행명령장 발부하기로 했다.
2차 보고 대상 기관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대통령 경호실, 국가안보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5곳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과 세월호 7시간 의혹의 핵심인 청와대에서 나와야 할 최재경 민정수석,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이 국정 수행과 대통령 경호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오전에 출석하지 않았던 류국형 대통령 경호실 경호본부장은 여야 위원들의 요구로 오후에 국회로 나왔지만 '세월호 7시간'의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 의무실장은 추가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이 사전 제출한 업무 자료에도 핵심 내용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경호실은 청와대 출입기록과 관련,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 목적으로 수집된 출입기록은 '개인정보보호법 18조'의 규정에 따라 제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CCTV 설치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 9조 1항 제 2호'에 의거해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오전 국조가 시작되자마자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들은 증인 불출석과 성의 없는 자료제출을 문제 삼았다.
김성태 특조위원장은 개회 선언 직후 "이번 주 국회의 상황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고 운명의 한주가 될 것인데, 핵심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성역없는 조사를 천명한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사에 임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새누리당 의원들도 정부의 편에 서거나, 야당의 입장에 맞설 생각은 없다"며 "100번 물러나 경호실장이 국회 출석해 증언한 선례가 없다면 우리가 청와대를 찾아가 직접 증언을 듣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의원들은 불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향후 청문회 출석 요청, 거부시 동행 명령 발부 통한 강제출석, 현장 조사 등의 출석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날 출석 증인들도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질문 내용조차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여서 빈축을 샀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7차례 서면보고 했다는데 누가 했느냐, 어떤 경로로 했느냐"라고 질의하자 청와대측 증인은 "아마도 정무수석실 산하 소속 해경이 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정확한 소속과 지위 이름을 말하라고 요구했지만 증인은 "확인해 보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은 어디서 집무했느냐"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황광옥 비서실장은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역대 대통령들도 관저에서 집무를 봤느냐. 출근 시간도 없느냐. 관저 집무실이라는 있지도 않은 장소를 만들어내 진실을 은폐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해당 보고 기관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달리 여야 의원들은 새로운 의혹들을 추가 제기하고 자료와 증인도 추가로 요청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간호 장교를 미국에서 밀착 '마크'하고 있는 한국군 장교가 있으며 정유라씨 남편은 공익요원으로 배정받은 뒤 독일에서 신혼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간호장교 미국 연수 응시 점수, 서류 등도 함께 국방부에 요구했다. 안 의원은 해당 군 장교를 중인으로 요청했고, 정유라씨 남편의 병역 생활 기록과 출입국 기록을 해당 기관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2년간 청와대에 들어간 발모 치료제 '프로스카'를 수령한 사람 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처방받아 발모제로 사용한 것은 명백한 의료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조특위 활동의 전초전 격인 기관보고에서 핵심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고 강제 출석 등의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당장 6일과 7일로 예정돼 있는 청문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총수들도 일부 건강상의 문제로 불출석을 요청한 상태인데 출석은 하더라도 기존 답변을 되풀이 할 것으로 보여 "성역 없는 조사"라는 당초 의원들의 의지가 무색해지고 '국조 무용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최순실·최순득·장시호씨도 거부
특조위, 강제출석·현장조사 검토
대통령비서설 등 5곳 기관보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가 맹탕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예상된다.
5일 최순실 씨는 물론 그의 언니 최순득 씨, 조카 장시호 씨 역시 출석을 거부하고 사유서를 특위에 접수했다.
국회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돌입했지만 출발부터 증인 출석 문제로 삐걱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1차 기관 보고에서 김수남 검찰총장 등 대검찰청 증인 3명이 불출석한 데 이어 5일 열린 2차 기관보고에서도 핵심 증인이 줄줄이 나오지 않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구속을 사유로,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과 그의 장모인 김정자 삼남개발 회장도 '거주지 불상'으로 인한 출석 요구서 불수취라는 '꼼수'를 써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는 최순실 씨 일가는 물론 출석 요구서가 송달된 증인에 대해서는 즉각 동행명령장 발부하기로 했다.
2차 보고 대상 기관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대통령 경호실, 국가안보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5곳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과 세월호 7시간 의혹의 핵심인 청와대에서 나와야 할 최재경 민정수석,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이 국정 수행과 대통령 경호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오전에 출석하지 않았던 류국형 대통령 경호실 경호본부장은 여야 위원들의 요구로 오후에 국회로 나왔지만 '세월호 7시간'의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 의무실장은 추가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이 사전 제출한 업무 자료에도 핵심 내용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경호실은 청와대 출입기록과 관련,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 목적으로 수집된 출입기록은 '개인정보보호법 18조'의 규정에 따라 제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CCTV 설치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 9조 1항 제 2호'에 의거해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오전 국조가 시작되자마자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들은 증인 불출석과 성의 없는 자료제출을 문제 삼았다.
김성태 특조위원장은 개회 선언 직후 "이번 주 국회의 상황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고 운명의 한주가 될 것인데, 핵심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성역없는 조사를 천명한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사에 임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새누리당 의원들도 정부의 편에 서거나, 야당의 입장에 맞설 생각은 없다"며 "100번 물러나 경호실장이 국회 출석해 증언한 선례가 없다면 우리가 청와대를 찾아가 직접 증언을 듣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의원들은 불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향후 청문회 출석 요청, 거부시 동행 명령 발부 통한 강제출석, 현장 조사 등의 출석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날 출석 증인들도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질문 내용조차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여서 빈축을 샀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7차례 서면보고 했다는데 누가 했느냐, 어떤 경로로 했느냐"라고 질의하자 청와대측 증인은 "아마도 정무수석실 산하 소속 해경이 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정확한 소속과 지위 이름을 말하라고 요구했지만 증인은 "확인해 보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은 어디서 집무했느냐"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황광옥 비서실장은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역대 대통령들도 관저에서 집무를 봤느냐. 출근 시간도 없느냐. 관저 집무실이라는 있지도 않은 장소를 만들어내 진실을 은폐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해당 보고 기관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달리 여야 의원들은 새로운 의혹들을 추가 제기하고 자료와 증인도 추가로 요청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간호 장교를 미국에서 밀착 '마크'하고 있는 한국군 장교가 있으며 정유라씨 남편은 공익요원으로 배정받은 뒤 독일에서 신혼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간호장교 미국 연수 응시 점수, 서류 등도 함께 국방부에 요구했다. 안 의원은 해당 군 장교를 중인으로 요청했고, 정유라씨 남편의 병역 생활 기록과 출입국 기록을 해당 기관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2년간 청와대에 들어간 발모 치료제 '프로스카'를 수령한 사람 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처방받아 발모제로 사용한 것은 명백한 의료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조특위 활동의 전초전 격인 기관보고에서 핵심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고 강제 출석 등의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당장 6일과 7일로 예정돼 있는 청문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총수들도 일부 건강상의 문제로 불출석을 요청한 상태인데 출석은 하더라도 기존 답변을 되풀이 할 것으로 보여 "성역 없는 조사"라는 당초 의원들의 의지가 무색해지고 '국조 무용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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