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불안과 최근 정부와 국회가 무분별하게 도입한 중첩된 규제들로 인해 소비부진과 경제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소득통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 3분기 40대의 소득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대로는 붕괴수준의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소비를 억제하는 규제 중에는 도서정가제, 최근 도입한 일명 김영란법이라고 일컬어지는 청탁금지법, 그리고 이미 도입 2년을 맞고 있는 단통법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두고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리콜사태를 맞아 어려움에 처해 있고 삼성전자의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으로 인해 그렇지않아도 연이은 악재로 부진한 수출과 경기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의 리콜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다. 이제 삼성전자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7에 대해서 대항할 마땅한 제품도 없이 다음 신제품 출시시점까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갤럭시노트7의 고객은 최고가의 제품을 사는 얼리어댑터이고 중국의 거센 도전에서 이익이 박한 저가휴대폰시장을 포기할 수는 있어도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 갤럭시노트를 사준 이 고객층이다.
삼성전자가 리콜에 인한 교환과 환불의 와중에 이 중요한 고객들이 다른 회사제품으로 갈아타지 않게 하려면 신형의 아이폰에 비해 파격적으로 매력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상품이든 현재의 고객을 잡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경쟁회사로부터 빼앗아 오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고 쉽다. 그리고 한 번 떠난 고객을 되찾아 오는 것은 그보다도 훨씬 어렵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불행하게도 국내에서는 이 떠나는 고객을 잡을 대항수단이 지극히 제한적이다. 현재 노트7를 포기해야 하는 고객이 마지못해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갤럭시7로 이미 아이폰 신제품보다 반 년 이상 먼저 출시된 '구기계'이다. 다음 신제품이 제시될 때까지는 과감한 할인을 통해 고객에게 큰 혜택을 제공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단통법이다. 단통법은 휴대폰이 출시로부터 15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방통위가 정한 상한선 이상으로 단말기 가격의 할인을 제한하고 전세계에 어디에도 없는 규제법이다. 이미 2015년이 단통법 시행초기에도 이 법으로 인해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이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월등히 많이 올라간 경험을 갖고 있다. 그것은 경쟁회사가 품질우위의 신제품을 내놓았을 경우에 대항할 수 있는 탄력적 가격 전략을 제약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경쟁상황과 회사의 경영상태에 따라서는 기업은 제품을 원가이하에 되팔 수 있어야 한다. 팬택의 부도 위기상황과 IMF 외환위기시 부도에 직면한 기아자동차에서 볼 수 있었듯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경우 제품을 원가 이하로도 긴급하게 처분할 수 있어야 경영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단통법은 이러한 경영상의 결정권한을 봉쇄한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의 악법이고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악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심각한 처지에 처해 있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 경쟁회사에게 국내시장을 다 포기하고 망해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면 법개정 이전이라도 신속하게 방통위와 미래부는 자신들의 재량권인 보조금 상한선이라도 크게 올리거나 폐지해야 한다. 자국기업의 손발을 꽁꽁 묶어 놓고 경제가 잘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이러한 법이 외국에도 있었다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다. 미국시장에서의 1+1과 같은 과감한 할인정책이 애플로부터 시장을 되찾아온 비결이다. 왜곡된 정보로 국민을 호도해 온 규제당국이지만 국가경제를 생각하고 국내기업의 위기를 고려한다면 굳이 애국심은 아니라도 자국기업의 손발을 묶은 이 악법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신속하게 해 줘야한다. 그것이 정부에 세금을 내고 공무원을 국민이 먹여 살리는 이유다.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도 소비 부진을 탈피할 정부의 다른 수단은 별로 없다. 지난해 자동차 취득세의 일시 감면 조치 등은 소비의 시기만 조정할 뿐 새로운 소비를 만들지 못했다. 단통법, 대형유통점 강제 휴무제, 도서정가제 등 이해집단을 위해 시장 경쟁을 제약하는 규제의 철폐야 말로 정부에게 남아 잇는 가장 유효한 소비진작책이다. 소비자의 통신단말기 구매비용을 크게 높여 수요는 줄인 것은 통신비 절감이 아니라 소비 포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