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관리규정 방안 토론회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 필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구현장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돌려주자-수요자 중심 연구비 관리규정 통일방안으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구현장에 자율성과 창의성을 돌려주자-수요자 중심 연구비 관리규정 통일방안으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연구비 관리제도의 패러다임을 연구자 '관리'가 아닌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연구비 관리규정 통일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연구비 관리제도를 연구자 친화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19조원에 달하면서 연구비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한 관리제도도 더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국가 R&D사업 관리규정은 과학기술기본법 내 범부처 공동규정을 비롯해 각 부처별 R&D 규정만 약 110개에 달한다. 부처별, 전담기관별, 사업별 규정이 다르고 수시로 변해 연구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나온다. 연구자들이 의도적인 부정 사용보다 오히려 규정 자체가 너무 세세하고 복잡해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것.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은 "주변 연구자들은 연구시간의 30∼40%를 행정 처리에 쓴다고 얘기한다"며 "연구성과는 연구자의 창의성에서 비롯되는데 너무 세세한 연구비 집행규정은 연구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연구비 부정 사례는 고의적 부정이라기보다는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건"이라며 "입력항목이 점점 세분화되고 집행규정도 복잡해져 경력이 많은 연구자조차 실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구비를 쓸 수 없는 항목만 최소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연구자 자율에 맡기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승 한양대학교 교수는 "국가 R&D의 목적은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고 연구비는 이를 위한 도구일 뿐인데 여전히 연구자들이 연구비 관리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게 현실"이라며 "연구비 집행 시 불가 항목만 최소한으로 명시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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