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회사 잔액 41조 돌파
은행들도 관련상품 속속 출시
방송광고 등 마케팅 경쟁 가열
젊은층 중심 충동적 대출 우려


자동차대출(오토론, 할부금융) 잔액이 올해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규모는 작지만 금리가 높고, 담보물인 자동차의 담보가치 하락이 가팔라 가계대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대출 잔액이 연내 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9월 잔액 기준으로 자동차금융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캐피탈,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의 자동차대출이 41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그간 자동차 금융에 큰 관심이 없었던 1금융권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반 창구와 모바일을 통해 자동차대출 상품을 팔고 있는데 11월 28일 기준 누적 2조9221억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이중 모바일 전용상품으로 지난 2월 출시한 써니마이카대출은 10개월여 만에 2962억원의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이런 호실적에 경쟁 은행들도 속속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9월에만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모바일 자동차대출 전용상품인 'NH오토론'과 '위비오토론'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도 이날 'KB매직카'의 모바일 전용 버전을 출시, 모바일 자동차대출 시장에 합류했다. 조만간 KEB하나은행도 '1Q오토론'을 모바일전용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해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가 다루던 자동차 금융시장에 시중은행마저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지상파와 케이블 등 방송에서도 자동차 금융상품 광고가 진행되는 등 마케팅 경쟁도 불을 뿜는 모습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금리 이익이 떨어진 상황에서 연 5% 안팎의 고금리에 상환 비율도 높은 자동차 대출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자동차대출이 가계부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대출은 채무자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이 쉽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은 안 사도 차는 산다'는 의식이 확대되면서 소득 및 상환능력이 부족해도 자동차대출을 끼고 차량을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은행에 가지 않아도 전용 앱을 통해 간편소득심사를 하고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도 손쉽게 받을 수 있다 보니 계획적인 차량 구입과 대출이 이뤄지기 보다 충동적인 대출이 이뤄지기 쉽다"며 "특히 청년층의 경우 소득이나 대출 상환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차량의 감가상각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유의자로 전락할 수 있음에도 충동적으로 대출을 받아 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적지 않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변동금리인 자동차대출 금리 역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자동차대출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취약 차주는 자신의 소득 및 상환 역량을 잘 판단해 자동차 대출을 진행해야 하며, 금융당국 역시 총체적상환능력평가(DSR) 시행에 맞춰 급증하는 자동차대출 부문도 유의해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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