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슐린 저항성이 '증상 없는 뇌경색'의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지은·박진호 가정의학과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권형민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326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 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인슐린 저항성과 뇌 소혈관이 막혀 생기는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뇌경색은 뇌에 분포한 혈관 일부가 막혀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환자에게서 신체 마비와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아주 작은 혈관이 막힐 경우 겉으로는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를 '무증상 뇌경색'이라고 하며, 뇌의 소혈관이 막혀 생기는 '열공성 뇌경색'이 대부분이다. 이 질환은 당장 증상이 없어 건강해 보이지만, 뇌졸중이나 치매 등이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열공성 뇌경색이 나타날 확률이 69% 높았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주로 복부 비만이 있는 성인에게서 나타나며,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권형민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 자체가 뇌의 소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켜 열공성 뇌경색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혈관은 동맥경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어하는 기능이 있지만,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면 이 기능에 문제가 생겨 뇌 소혈관에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열공성 뇌경색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