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술 등 '얼굴뼈수술'하면 미용 성형수술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성형수술도 엄연히 외과수술에 해당하며 의료적으로 큰 역할을 한다. 특히 구순구개열 수술이 그렇다.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은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서 일부 사람에게만 생기는 기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구순구개열은 약 800~1000명 중 1명의 비율로 태어나며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1970년대만 해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구순구개열은 입술(구순)이나 입천장(구개)이 갈라진 것을 지칭한다. 특징이 한 눈에 보일 정도로 눈에 띌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 고통을 주는 안면기형이다. 단순히 피부만 갈라진 것이 아니라 해당 부위의 뼈가 갈라져 있거나 치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구순구개열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수술로 볼 수 있다.

수술 종류는 코 복원술, 인중상처 재건술, 흉터 레이저 시술, 입술복원술 등이 있다. 환자의 얼굴 형태와 증상에 따라서 수술이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 생후 3개월 경 입술을 꿰매는 1차 수술을 받는다. 필요한 경우 12~18개월 사이에 입천장을 연결하는 2차 수술도 진행되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1~2회에 걸쳐 추가수술이 시행된다.

한 번에 완벽하게 수술을 끝낼 수 없는 이유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생아 때에 아무리 완벽하게 수술을 했더라도 조직이나 근육, 피부의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연골 변형이나 입술 반흔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은 수술을 마친 후 큰 문제없이 성장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언어 장애나 수유 장애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순구개열 추가 수술은 조기에 할수록 정상인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치료를 서둘렀다간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치료 후 피부와 뼈가 성장하며 주변이 심하게 변형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환자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인내를 가지는 것이 좋다.

상태가 심할 경우 치아교정, 양악수술, 코수술 등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구순구개열은 비정상적인 조직들이 제자리로 찾아가려는 성질 때문에 재발의 위험이 있다. 또한 피부 근육과 조직이 뒤엉켜 있는 상태에서 박리하는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에 근육, 골격, 연골 등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얼굴뼈 전문의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구순구개열수술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정성을 들여야 하는 치료이다. 하지만 그 노력을 들인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도움말 : CBK성형외과 박병윤 교수)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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