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는 24일 KIA 타이거즈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100억 사나이'가 된 것이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포수 최형우는 2차 6라운드로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 대부분의 신인이 그렇듯 4경기 출장에 그치며 1군의 냄새만 맡아본 최형우는 2군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2군 생활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입단 이후 4년간 1군 경기를 뛴 것은 딱 10차례. 급기야 2005년에는 2군에서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는 다른 팀들을 두드렸지만 받아주는 팀이 없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병역부터 해결하기 위해 경찰 야구단에 입단,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길을 찾았다.
경찰 야구단에서 자신의 타격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한 최형우는 포지션도 체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야수로 바꿨고 이는 대성공이었다. 최형우는 2007시즌 퓨처스리그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삼성으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7관왕이라는 타이틀 덕분인지 삼성외에도 그를 원하는 팀이 생겼지만 그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삼성과 계약했다.
진정한 데뷔(?) 시즌이라 할 수 있는 2008시즌 126경기에 출전한 최형우는 타율 0.279 19홈런 71타점으로 신인왕을 거머쥐며 그간의 설움을 풀었다.
이후는 우리가 아는 스토리대로다. 뒤늦게 불타오르기 시작한 최형우는 매년 성장을 거듭했고 결국 삼성의 4번 타자 자리까지 올랐다. 최형우가 성장하는 동안 팀은 한국시리즈 4연패, 정규리그 5연패라는 업적과 함께 '삼성왕조'로 불리었다.
FA를 한해 앞둔 지난해 "몸값 1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힌 최형우는 올 시즌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6(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으로 타격 3관왕에 올랐고 결국 자신의 말을 현실화시켰다.
1983년생으로 이미 우리나이 34인 최형우가 35살부터 38살까지 FA 4년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확률은 보여주지 못할 확률보다 낮다. 하지만 그의 노력과 그에 합당한 보상은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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