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탄핵 모드' 돌입 등
여론 의식 국무회의 불참
"외교활동도 국가적 망신"

헌정 사상 초유로 피의자 신분이 된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까. 법적인 부분만을 보자면 박 대통령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죄의 확정판결 시까지 죄가 없다고 간주된다. 또한 헌법에서 대통령에 대해 재직 중에 형사상 소추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박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한편 최근 차관 등의 인사와 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에 대한 강력한 수사 지시를 하는 등 사실상 국정 업무 복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야권이 일제히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박 대통령 국정수행지지율은 3주 연속 5%에 그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으로서 자격과 권위를 모두 상실한 만큼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초 참석을 검토하던 22일 국무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에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경우 정치권은 물론 국민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공직자들이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이 내린 지시를 받드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그런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외교를 하겠다는 것도 국가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북정책 등 현안 조율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5차 핵실험까지 거치며 핵무기 실전배치에 거의 접근한 북한에 미국 새 행정부가 어떤 기조로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제는 이 같은 현안들을 논의할 한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정상 개최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내달 19일과 20일 이틀간 도쿄에서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참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청와대 참모는 "대통령이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경우 사후 평가에 따른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데다 탄핵 정국에서 '한지붕 두 가족' 경제 사령탑이라는 어색한 동거가 장기화할 경우, 구조조정 수술의 메스가 무뎌질 것으로 우려된다. 탄핵 정국에서 기업 구조조정마저 표류할 경우, 경제가 안으로 곪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