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아파트(투시도)가 40년 만에 부동산 신탁사의 손길을 거쳐 서울의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한다. 전체 1790가구, 24개 동의 대단지 아파트로 서울에서 1000가구 이상 아파트 최초로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대형 신탁사들이 참여의사를 밝히며 8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오는 19일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탁재건축 정비사업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업무협약 체결 대상 예비신탁사 사업제안 입찰결과 한국자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이 각각 사업참여 제안서와 함께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은 지난 3월 관련 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시행으로 신탁사가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주목받았다. 국토부는 공공지원의 역할을 하는 신탁사를 통해 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고 국회에서도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했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사업 추진이다. 일반 재건축 사업과 달리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신탁사가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는 만큼 사업 기간을 최소 1년에서 3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와 국내의 특수한 사정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관심을 보이는 시공사도 줄고, 정말 (재건축을) 접어야 하나 싶었는데 최근 신탁방식도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신탁방식 재건축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에 탄력을 붙일 수 있는 마지막 해결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성아파트'는 최근 신탁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성아파트의 토지등소유자들은 지난 9월 말 코리아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용산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신탁방식 재건축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키기 위해 신탁사 선정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8년부터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이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이익이 1억1000만원이 초과되면 무조건 세대당 2000만원은 기본이고 1억1000만원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의 50%를 추가로 내야 하는 제도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2006년 도입됐지만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3년 유예가 시작돼 내년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끝나 사업 이익에 대한 세금을 물게 되면 토지등소유자의 수익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분담금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예상된다. 분양가가 높은 재건축 단지일수록 커지는 구조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한 개발이익을 세대당 1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1600억원 수준이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하려면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재건축 사업장이 기존의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총회, 관리처분 인가 등 남은 절차를 모두 완료해 내년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여의도 시범아파트처럼 이미 구역지정이 된 재건축단지의 경우 관련법 상 절차가 간편한 신탁방식으로 추진한다면 관리처분 신청이 가능성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탁재건축 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여의도중학교 대강당에서 '시범아파트 재건축 예비신탁사 선정을 위한 토지등소유자 총회'를 연다. 총회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신탁사의 조건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예비신탁사를 최종 선정한다. 기존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도 현장에서 소유자임을 확인하고 서면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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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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