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5개월 이상 끌어온 구글의 지도반출 논란에 대해 '최종 불허'로 마침표를 찍었다. 정부가 구글 측 위성지도 서비스에서 우리 안보시설을 블러(흐리게 처리하는 것) 처리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구글이 이를 거절하면서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지도 데이터를 내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소속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최병남)은 18일 구글의 지도 국외반출 신청에 대해 '지도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지도의 국외반출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국토부,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7개 부처와 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시간여의 회의 끝에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은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여건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구글 위성영상에 대한 보안처리 등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한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구글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지도반출을 불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체를 대신해 기자간담회를 연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은 "지난 8월 이후 구글 측과의 협의 과정이 이뤄졌으나 구글이 서비스하는 위성영상을 블러 처리하고 저해상도로 제공하라는 우리 측 대안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협의체에서 다양한 쟁점들이 언급됐으나 주요 쟁점은 안보에 관한 부분이었다"며 "안보 관련 부처는 해외 위성영상에서 국가 보안 시설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안보 위험 수준이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최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관련, 지도반출 불허로 인해 통상압박이 심해질 것이란 일부 우려에 대해선 "협의체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기는 했었다"며 "그러나 압력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깊게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가 어떤 반응을 보였나는 질의에는 "'앞으로 많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 말을 전했다"며 "(단순 구글 때문이라기 보다는) 어떤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얘기가 있지 않았나. 통상 관련 부처에서는 우리나라에 끼칠 통상 압력이 여러 국가와 비교했을 때에는 많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도데이터 반출 불허로 외국인의 지도서비스 편의성 측면에 불편함이 있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정부는 내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없는 공간정보의 개방 등을 통해 사물인터넷, 자율자동차 등 신기술 발전 및 관광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구글 측의 입장 변화 등으로 재신청이 있을 경우에는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은 지난 6월 1일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1대5000 대축척 수치지형도(디지털지도)를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구글 본사와 주요 도시 14곳에 위치한 자사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우리 정부에 신청했다. 자사의 글로벌 지도서비스 솔루션과 통합 운영해 GIS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와 고용창출, 국내 관광 과 여행 산업의 진흥, 글로벌 서비스의 국내 도입을 통한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지도 반출의 이유로제시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신청 즉시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8월 25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지도정보 반출 시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로 인해 신청인인 구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할 것 같다고 판단, 최종 결정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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