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 적임자 물색 착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최대 주목
김지형·이동훈 전대법관도 거론

버티는 대통령… 특검ㆍ대면조사는

여야 합의로 제출된 이른바 '최순실-박근혜 특검법'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통과됐다.

이로써 특검 추천 카드를 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적임자 물색에 착수하고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법제사법위원회에 특검법안이 상정되자마자 새누리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야당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조항을 문제 삼아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이어 17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오전부터 진행된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특검법안은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고 직권 상정까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는 "특별검사 후보자를 야당만 추천하도록 한 것이 정치적 중립성이 있다고 볼 수 있냐"며 "사적 복수와 다르바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의원들은 이에 대해 법 조항의 문제점은 일부 인정하지만, '최순실 사태'의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를 고려해 특검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지난 2012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를 야당이 추천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검찰의 박 대통령 수사가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청와대의 '반격'도 본격화되고 있어 자칫 '실기'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고려, 전격적으로 특검법을 가결 처리했다.

권성동법사위원장은 "우리당 반수 정도는 그래도 문제가 있지만 법사위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키자는 그런 의견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으로서 결심했다"며 "이 법안을 오늘 법사위에서 통과시켜 본회의에 회부하는 것이 우리 의원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특검 후보 인선이다. 야권은 검찰 수사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하겠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누가 '총대'를 멜지가 최대 관심사다.

특검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진상 규명에 명운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야권은 당 차원의 당리당략을 떠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힐 인물을 우선으로 추천하겠다는데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특검은 특별검사 1명과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행정업무파견 40명 등 105명에 달하는 '슈퍼급'으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끌고 갈 리더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다.

채 전 총장은 2013년 국정원의 대선·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중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한 바 있어 현정부와 악연이 깊은 인사로 꼽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채 전 총장을 후보로 거론하자, 채 전 총장도 "국민이 맡겨주시면 책임을 다해야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채 전총장을 특검으로 추천할 생각 원래 없었다"고 반대의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공통적으로 거론한 인물은 김지형 전 대법관으로, 그는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었다. 야권 성향 인사인 이홍훈 전 대법관, 진보성향 법관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시환 전 대법관도 물망에 올랐다. 법조계 추천 후보군에는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김주덕 전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검이 누가 되느냐에 전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는데다 15년 이상 경력 법조인이라는 자격에 걸맞는 인물을 찾기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자격 완화까지 검토하고 있다.

특검이 늦어진데 대한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고려해 모든 의혹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의혹이 방대하고, 국정 농단, 기밀 유출, 정경유착은 물론 현직 대통령이 끼어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혹이 제기된 지 4개월여가 지났기 때문에 검찰에서 수사 기록을 다 받아본다고 해도 이미 인멸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조건 특검으로 간다고 더 나은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수사 능력이나 인력면에서 검찰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특검무용론이 검찰에서 나오는 이유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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