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3년간 모든 제품군에 전기차·하이브리드 출시 현대차, 아이오닉 투입검토 스즈키·마힌드라 진출 박차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 이어 인도가 차세대 친환경차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친환경차 미개척지인 인도를 향해 완성차 업계가 하나둘 눈을 돌리고 본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최근 오는 2020년까지 인도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2배인 10%로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모든 제품군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 대수가 증가할 경우 현지 조립생산도 고려할 계획이다. 볼보는 이미 지난달 XC90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출시해 이미 50대의 구매 예약을 받았고, 내년 S90 모델의 PHEV 모델도 출시해 인도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세단 세그먼트에 도입하는 고급차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즈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인도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위해 도시바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 제조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빨리 인도에 진출한 스즈키는 판매 점유율이 40%를 넘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도 시장점유율 2위인 현대자동차도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의 조기 투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도 현대차의 차기 친환경차 공략 핵심 지역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7월에는 쌍용자동차의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가 1600만원대 세단형 전기차 이베리토를 출시하면서 자국 전기차 시장에 물꼬를 튼 바 있다. 이베리토는 최초의 인도산 세단형 순수 전기차다. 출시 당시 이 회사는 "인도 전기차 시장이 나아가야 할 친환경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소형'과 '저가'라는 두 가지 요소가 당시 마힌드라가 말한 인도 전기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다.
인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인도 정부의 대기오염 대응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수도 뉴델리는 제조 10년 이상 디젤차의 주행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놓고, 내년 4월부터 인도의 유로6에 해당하는 배출가스 기준 BS6를 발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700만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1억6000만달러의 예산도 배정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도 가동할 전망이다. 이 같은 목표는 중국의 '2020년 500만대'보다도 큰 규모로, 인도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는 신흥국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 문제에 민감한 국가이기 때문에 단순한 신차 판매 장려 정책보다는 2000㏄ 미만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대한 혜택과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위한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