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넘어 영토확장
모바일용AP 등 수요 대응
"미래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운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로 영토를 확장한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주 법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반도체공장 설비 확장에 2017년 6월까지 10억달러(약 1조142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비롯한 시스템온칩(SoC)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시스템LSI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면서 이 같은 규모의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이는 애플, 퀄컴 등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주요 고객사가 위치한 미국 현지 주요 고객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경기도 기흥(S1)과 오스틴에 있는 S2 공장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위탁생산)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 설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주로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생산능력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오스틴 공장을 키우는 배경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작았던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 TSMC의 영향력에 못 미치며 반도체 설계 분야는 이미 퀄컴, 인텔 등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4나노미터 핀펫 공정을 개발하고 퀄컴 등만 기술을 보유한 모바일 AP 통합 칩 생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은 순위권으로 끌어올렸으나 전체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5% 미만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은 물론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인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등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미래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 있는 시스템LSI 연구개발(R&D) 센터를 2배 큰 건물로 확장 이전하고 AP·이미지센서 같은 반도체에 특화한 전문 인력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1997년 오스틴에 처음 거점을 마련한 이후 현재까지 총 160억달러를 오스틴 연구·개발(R&D) 센터와 공장에 투자한 상태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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