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4개월 새 4.06% 급등
10월말 기준 495조6289억 달해
한은 공식집계 가계부채 1257억
'풍선효과'로 1300조원 넘은 듯
"내년말 1500조원 육박" 전망도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6월 말 이후 4%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의 대출 풍선효과를 감안하면 사실상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했다는 관측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부채가 10월 말 잔액기준으로 총 495조62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공식 집계한 6월 말 잔액 기준 가계부채는 1257조원이었고 이중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476조2858억원이었다. 4개월 만에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4.06%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344조7139억원에서 359조2798억원으로 같은 기간 4.23% 증가했다.

4%의 증가율을 전체 가계부채에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1307조2800억원이 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보험 주택담보대출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시중은행을 훨씬 웃된다. 이에 가계부채가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섰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가계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이 은행은 해당 기간동안 가계대출이 7.19% 늘었다. KEB하나은행도 6.90%나 증가해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0.98%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증가량이 적었다.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4% 증가가 의미 있는 이유는 이들 은행이 사실상의 '대출 억제책'을 써 왔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 2월과 5월 서울, 수도권과 지방에서 순차적으로 '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3분기 동향 및 4분기 전망)'에 따르면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 기조가 지속돼 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18을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아질수록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 일반자금은 -10으로 전 분기(-7)에 비해 더 확대됐으며 가계 주택자금은 -27로 대출 받기 가장 어려운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태도 지수가 이렇게 낮은데도 가계대출 잔액이 4%나 늘어났다는 것은 실제 대출 수요가 더 많고 증가세가 이어진다는 방증"이라며 "이는 4분기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어 보험이나 상호금융 등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가계부채는 이미 1300조원 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말 국내 가계부채는 약 1330조원으로 10.6%, 내년 말에는 약 1460조원으로 9.8% 증가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이와 관련 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가계대출은 지난해와 상반기 늘어난 집단대출로 인해 4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다소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은행권 점검 결과 하반기부터 신규 집단대출 물량이 대폭 줄어 이 수치가 반영되는 2017년 말과 2018년부터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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