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5년새 92% 넘게 성장
유통계열 신세계·롯데 약진
CJ·오뚜기,즉석밥 양강구도
현대그린푸드·농심은 부진
부익부 빈익빈 두드러져

1인 가구 증가로 즉석밥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선·후발기업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7800억원에서 2014년 1조5000억원으로 5년간 92%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원을 돌파, 2조3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선발기업들은 공장 설립·증설, 소규모 제조사 인수, 연구개발 투자비 확대를 통해 시장을 넓혀가는 반면, 시장 가능성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들은 낮은 인지도와 차별화 전략 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거나 사업을 접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대표적 강자는 유통 계열인 신세계푸드, 롯데푸드와 식품 계열인 CJ제일제당, 오뚜기다. 이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투자를 통해 냉장·냉동식품은 물론 상온제품까지 상품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에 납품 중인 '피코크'로 가능성을 확인했고 나아가 지난 8월 외식 브랜드 '올반'을 식품 통합 브랜드로 확장해 식품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 PB 제조사였던 세린식품을 인수하는 한편 제2음성공장도 완공했다. 이에 앞서 R&D센터 개편을 통해 HMR개발팀도 신설했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말 롯데마트에서 론칭한 간편식 PB 브랜드인 '요리하다' 의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회사는 제품을 200종까지 늘리고 자체 브랜드 라인업도 늘려 올해 250억원 이상의 간편식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유통계열사 중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그린푸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3년 냉동식품 제조사 씨엔에스푸드시스템을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자체 브랜드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다 유통 빅3 식품 계열사 중 연구개발비 투자가 가장 적어 선발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한 상황이다. 신세계푸드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 투자비는 23억4900만원, 롯데푸드는 72억9500만원인 데 반해 현대그린푸드는 2억3500만원에 그쳤다.

대표 간편식으로 통하는 즉석밥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즉석밥 시장은 2013년 1900억원, 2014년 2000억원, 지난해 2400억원, 올해 8월까지 1800억원 규모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햇반'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햇반을 활용해 '컵반' 등 상온대용식 부문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회사는 즉석밥뿐 아니라 냉장·냉동제품도 확대하며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3분카레'로 국내 간편식 시장을 개척한 오뚜기는 가장 많은 간편식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즉석밥 부문은 고속성장을 거듭해 시장 2위까지 올랐고, 레토르트 분야 강점을 살린 '세트밥' 등 20여 종과 자체 개발 가공기술을 적용한 '오뚜기밥 가바백미' 제품을 추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양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제품도 개발 중이다.

반면 즉석밥 시장 2위 자리까지 올랐던 농심은 시장 진출 14년 만에 생산을 중단하고 최근 공장설비까지 매각했다. 2002년 110억원을 투자해 즉석밥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CJ제일제당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오뚜기와 동원F&B에도 밀려났다. 반격을 위해 고시히카리 쌀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며 격차 좁히기에 나섰지만 대형마트 PB 브랜드 잇단 출시와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점유율 0.1% 수준까지 내려앉아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농심은 즉석밥 외에 라면, 스낵, 백산수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정간편식 출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 재진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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