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향후 계획 밝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7층 회의실에서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7층 회의실에서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2조원 이상의 추가 금융지원을 한다.

1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에 대한 '정리 비용'보다 자금을 지원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 경제에 효율적이라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정상화 방안에서 나왔던 2조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자본확충을 해서 재무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내년 3월 이내에 주식거래가 재개될 여건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자본확충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자본확충에 앞서 산은이 보유한 약 6000만주의 주식은 전액 소각하는 감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다만 감자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0년 채권단 자율 협약에 돌입한 이후 16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은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로 지원을 받게 됐다.

특히 산은은 '2017년부터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조선 사업 영위'를 목적으로 대규모 자본을 한꺼번에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우조선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해 정상기업으로 연착륙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부실 해소 비용과 국가 경제 등을 고려하면 금융지원으로 대우조선을 연착륙(소프트랜딩) 시키는 것이 최선이며 현 시점에서 대우조선을 정리하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국가경제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무형으로 축적된 대우조선의 경쟁력은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이고, 제조업의 기반을 지탱할 버팀목"이라며 대우조선의 생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결국 '대마불사'는 없다던 당국의 당초 계획이 번복되고, 대우조선에 또 한번의 자금 지원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대우조선에 대해 지원을 할 때마다 이번에야 말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거나 악순환을 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해왔지만 결국 시장에 '대마불사' 이미지만 거듭 심어준 꼴이 됐다"면서 "대우조선의 생존으로 남은 빅2 조선사의 위기도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