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사태극복 성공적
보다 전략적 경영체제 갖춰야
신한은행과 수익격차 줄였으나
KEB하나은행에 2위자리 내줘
재직인원 평균 근속연수 16년
젊은 조직으로 인적쇄신 해야

KB금융지주가 올 초 경영진 워크숍을 실시하면서 '리딩뱅크' 탈환을 다짐하는 모습.  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지주가 올 초 경영진 워크숍을 실시하면서 '리딩뱅크' 탈환을 다짐하는 모습. KB금융지주 제공

KB국민은행이 11월 1일로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4년 11월 내분으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반 퇴진한 이른바 'KB사태' 를 수습하기 위해 구원 등판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취임 2년이 되기도 한다.

윤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리딩금융그룹'의 입지 회복을 내걸었다. 이후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비은행 분야를 크게 확대하면서 지주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갔다. 하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금융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명실상부 리딩뱅크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진단한다.

◇신한과 격차는 줄였으나 KEB하나에 추월=15년 전 11월 1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전격 합병하면서 새로운 국민은행이 탄생했다. 국내 은행 점포수 기준 1위, 자산 규모 기준 1위, 소매금융 부문 1위 등 명실상부 1등 은행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기준은 '수익성'이다. 현재 은행권 수익성 1위 자리는 수년째 신한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윤종규 행장 체제 이후 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상당 부분 줄였다. 3분기 기준 국내 4대 은행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각각 4850억원과 4218억원, 간격은 632억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4625억원, 국민은행이 2336억원으로 이익 차이가 배에 가까운 2289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국민은행이 격차를 좁히는 와중에 KEB하나은행이 더욱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는 점이다.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은 3분기에 4619억원의 수익을 올려 국민은행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외환은행과의 합병, 전산통합 등으로 잠시 움츠렸던 것을 이번 분기에 대폭 만회하며 무려 99.04% 성장률을 기록했다. 결국 국민은행은 1위와의 격차는 좁혔으나 오히려 시장 입지는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은행장 독립 언제쯤=윤종규 회장의 은행장 겸임은 KB사태를 극복하고 국민은행의 경영 안정화를 꾀하는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안정을 되찾은 만큼, 이제 리딩뱅크로 치고 나가려면 보다 전략적인 경영체제가 갖춰져야 한다는 평가 역시 동시에 나온다. 국민은행장 직무 독립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윤 회장 취임 이후 줄기차게 추구하고 있는 공격적인 M&A와 '비은행 성장전략'은 아이러니하게 국민은행의 성장에 한계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윤 회장의 겸임 체제는 일종의 '비상경영' 형태였고 행장 직무 분리가 이제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국민은행의 성장성을 봐도 행장 직무 독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대대로 소매금융 강자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은행의 자랑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기업 금융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함께 나오기 때문이다. 윤 행장 체제 아래서 기업 금융(CIB) 강화와 수익률 중심의 금융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자산관리(WM) 그룹 강화를 중점 추진했지만 이제는 이를 전담해 본격적으로 성장시켜나가야 하는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중소기업금융 등 핵심 비즈니스의 기반을 강화하고 전문 투자은행(IB), CIB 인력을 육성했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높였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의 자산관리 역량을 확대했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신기술 신성장 분야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행장 직무 독립 문제는 그룹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문제이고, 현 겸임체제로도 국민은행은 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B금융이 외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은행장 직무 독립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는 평가다. 실제 올 들어 국민은행 행장 분리 이슈가 대두되면서 후보자로 청와대 인사가 거론되는 등 소문이 무성했지만 낙하산 논란이 함께 불거지면서 현재 흐지부지된 상태다.

△'젊은 조직'으로 인적 쇄신 필요=국민은행은 전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늙은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직인원 평균 근속연수가 16년, 남성의 경우 21년 9개월에 달해 전 은행권에서 가장 길다.

수익성 1위를 달리는 신한은행은 평균 근속연수가 13년 1개월, 남성 근속연수는 16년 2개월이다.

은행권에서 임금피크제도를 가장 늦게 받아들인 곳도 국민은행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희망퇴직이 실시된 것은 윤 회장 취임 후부터 실시된 희망퇴직 1500여명이다.

리딩뱅크에 앞서 '젊은 조직'으로의 인적 쇄신부터 필요하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이다.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성과연봉제도 국민은행은 가장 늦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경우 이미 상당부분 성과연봉제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이나 IBK기업은행도 성과연봉제를 비교적 빨리 도입할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노조가 강성인 NH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성과연봉제 '막차'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민은행이 다소 '무거운' 조직이라는 것은 업계 정설"이라면서 "은행 쇄신을 하려면 인적쇄신이 동반돼야 하는데, 험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