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내 인정비율 확정
우리은행 '2조원대' 가장 유리
NH농협·KDB산업은 악화될듯
지방은행, 추가충당금 적립해야

금융당국이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그간 준비금 적립을 상대적으로 많이 해 둔 은행은 유리한 반면 적립 비율이 떨어지는 지방은행과 특수은행, 국책은행은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적립 비율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4대 은행은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이 모두 양호한 상황이지만 NH농협은행과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대손준비금 자본 편입으로 자산건전성이 오히려 악화될 상황이다. 지방은행도 같은 처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손준비금 자본비율 편입으로 은행별 유불리가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법시행령 및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은행의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인정비율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당국은 연내 이를 확정하고 이로 인해 변동하는 은행의 자본 비율 및 자산건전성 등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현재 제도 변경으로 가장 유리한 입지를 점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분기 기준으로 연결 대손준비금을 총 2조3000억원 쌓았다.

KB국민은행이 2조원,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조9000억원이다. NH농협은행은 1조5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손준비금이 보통주자본으로 인정될 경우 국내 일반 은행(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은 약 1.3%포인트의 보통주자본비율 상승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진 나이스신평 신용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국내 12개 일반은행의 합산 보통주자본 규모는 94조1000억원이며 연결기준 대손준비금(기적립+전입필요액 기준)은 9조9000억원 규모로 대손준비금이 전액 보통주자본으로 인정될 경우, 추정 보통주자본은 103조9000억원 규모"라며 "이를 2016년 6월 말 위험가중 자산 대비 살펴보면 13.3%의 보통주자본비율을 나타내, 약 1.3%포인트의 자본비율 개선효과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손준비금이 그간 충당금 커버리지에 편입돼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됐기 때문에 이 비용이 자본비율로 편입되면 상대적으로 자산건전성은 나빠진다.

특히 대손준비금 적립비율이 낮은 은행일 수록 그 정도가 크다.

주요 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다소 하락하게 되며 대손준비금 적립이 시중은행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지방은행은 건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NPL(부실채권)커버리지 등 자산건전성이 시중은행에 비해 낮기 때문에 대손준비금을 자본비율에 편입시켜 자본 확충 부담을 더는 것보다 자산 건전성이 하락하는 것에 오히려 더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진홍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번 제도 개편은 국제 감독규정에 정합성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특정 은행의 유불리가 작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개편된 기준에 맞춰 은행들은 자본확충 및 자산건전성 양쪽 다 국제 기준에 맞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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