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도입 가시화 하루만에
15명 검사 등 수십명 규모
"성역 없이 독립적 수사"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 콘텐츠정책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 콘텐츠정책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선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이 특검안을 수용키로 하면서 사상 12번째 특검 도입이 가시화한 지 하루만의 결정이다. 검찰은 또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창조경제사업단 등 7곳에 대해 27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27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전격 지시했다.

특별수사본부 설치는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에 이어 9년 만이다.

특수본은 15명 안팎의 검사 등 수십 명 규모로 진용을 갖출 전망이다. 이번 특수본 구성은 이번 의혹에 대한 검차 수사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김 총장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공정성 논란을 피하고자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검찰총장에 최종 수사결과만 보고한다. 대검을 통해 법무부로 보고되는 수사 내용이 청와대로 다시 보고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본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모금 과정에 청와대나 최씨가 개입했는지 △최씨가 두 재단의 자금을 유용하거나 사유화하려 했는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와 정부 문서를 받아본 것이 사실인지, 만일 그렇다면 처벌 대상 행위가 되는지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했는지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전망이다.

다만 특수본은 국회에서 특별검사제 도입을 의결할 때까지 수사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출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수본의 초동수사 수준에 따라 특검의 성패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특수본을 이끄는 이 본부장은 "의혹이 굉장히 증폭돼있는 만큼 성역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힘을 다하겠다"며 "특검 도입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씨 송환에 대해서는 "수사 상황에 따라 여러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정부 부처와 기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관련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에도 최씨의 재단 자금을 횡령 또는 유용한 단서를 잡고 전날 최씨 자택과 사무실 등 9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구체적인 압수수색 대상은 재단 설립의 실무 책임자였던 문체부 고위 관계자 2명의 사무실,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무실 및 자택, 한국관광공사 내 창조경제사업단 관계자 사무실 등 7곳이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관련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르는 지난해 10월, K스포츠는 올해 1월 각각 설립됐는데 최근 문체부의 '초고속 법인 설립 허가', '창립총회 회의록 거짓 작성' 의혹 등이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도로 62개 대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774억원대 규모의 기금 모금도 일사천리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하고 최씨가 재단의 설립·운영을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특히 최씨는 비덱스포츠·더블루케이 등 개인회사를 차려 사업을 핑계로 두 재단 자금을 빼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김현웅 법무장관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장관은 이날 2017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씨의 소재를 파악한 것이냐"는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의 질문에 "입국했다는 사실은 파악했다"고 답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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