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동의로 무난히 통과될 듯
오너일가 8년만에 사내이사 등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 절차를 밟는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2008년 4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퇴진 이후 8년여 만에 오너 일가의 구성원이 삼성전자 사내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린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할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가 27일 오전 10시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이날 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되면, 이 부회장은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과 함께 사내 이사진을 구성한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사내 이사직을 사임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본인의 선임을 의결하는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통상 관례라는 것이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이달 초 삼성전자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30조원 특별배당, 분할 후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외국인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 4대 요구사항을 제안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도 이번 등기이사 선임 자체에는 찬성하는 입장이고,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찬성 의견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권고했고 지분 8.69%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투자위원회를 열어 찬성 의견을 확정했다. 현재 의결권 자문사 중에는 서스틴베스트만 반대 권고를 한 상태다. 이런 만큼 이 부회장의 이번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표결까지 가지 않고 현장의 주주 다수 동의를 얻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등기이사 선임을 받으면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약 25년 만에 사내이사 직함을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은 2004~2008년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인 S-LCD 등기이사만 맡은 적이 있다.

아울러 등기이사 선임 이후 이 부회장은 이사회의 정식 구성원으로 참여해 주총 소집, 대표이사 선임, 자산 처분과 양도, 투자계획 집행, 법인 이전설치 등 회사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도 진다. 이 부회장은 다른 사내이사처럼 별도의 부문장 직함 없이 총괄 지휘자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으면서 당면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위기 극복을 위해 한층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발화 원인 규명과 소비자 소송 수습, 안전성 강화 대책 마련, 신모델 출시 계획 마련 등이 단기 과제로 꼽힌다.

이어 연말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개편 등에도 이재용 체제의 젊은 삼성의 색깔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장기 과제로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지배구조 개편, 조직문화 혁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순간부터 이 부회장의 결정이 이사회에서 공식화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