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당일 번호이동, 평균의 6배 갤S7 구매가 10만원대로 떨어져 제2 아이폰6 대란 올까 우려도 방통위 "안정때까지 집중모니터"
사진=연합뉴스
아이폰7·플러스 출시 이후 이동통신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페이백(정가로 개통했다가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의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에 따라 아이폰 경쟁 제품인 갤럭시S7의 실 구매가격이 1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직후 발생했던 '아이폰6 대란'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인다고 판단하고 이통3사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어느 한 이통사가 치고 나가면 경쟁사 역시 곧바로 따라붙는 이동통신 가입자 뺏기의 특성상 '보조금 대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아이폰7 출시 이후 번호이동 수치가 급증하며 시장 과열이 나타나고, 기기변경-번호이동 가입자 간 차별이 발생함에 따라 지난 24일 이통3사 관계자를 소집해 경고하고, 시장 안정화를 주문했다.
이통 시장 번호이동은 전산 휴무였던 지난 23일을 제외하고, 아이폰7 출시 당일인 지난 21일 3만6987건, 22일 2만5985건, 24일 2만9466건을 기록했다. 이는 방통위의 시장 과열 기준 2만4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올해 하루 평균 번호이동 1만5000건보다도 6배 늘어난 수치다.
일반적으로 출시 직후 예약가입자의 개통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번호이동이 급증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과열이라는 평가다. 아이폰 마니아층에 기존 갤럭시노트7을 교환·환불하려는 구매자까지 더해진 데다, 갤노트7 공백에 따른 영업타격을 줄이려는 이통사와 통신 유통망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이통 3사는 번호이동 성적에 따라 유통망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 규모를 바꿔가며 가입자 빼앗기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중이다. 사업자별 번호이동은 지난 21~22일에는 SK텔레콤이 2868명 줄고,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523명, 2345명 늘어났다. 하지만 24일에는 SK텔레콤 가입자가 1377명 증가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173명, 204명이 줄었다. 이들은 서로 리베이트를 더 많이 쓰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아이폰7에는 30만원대, 갤S7에는 최대 55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또 LG전자 V20과 아이폰6S에도 최고 40만원대의 리베이트가 지급됐다. 아이폰7뿐 아니라 다른 단말기로 리베이트 경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상 유통망 리베이트가 올라갈수록 페이백 등 불법 보조금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공시지원금 상한액 33만원과 별개로, 리베이트도 최대 30만원을 넘을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일부 유통점에서는 품귀 현상을 빚는 아이폰7 블랙 색상 제품을 번호이동 가입자에 우선 개통해주는 사례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가입자에 리베이트를 더 많이 지급하거나, 인기 단말기를 번호이동 가입자에 우선 개통을 해주는 것은 단통법 상 소비자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24일 사업자에 자제를 요청한 후, 시장이 다소 안정화되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며 "당분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아이폰6 대란' 당시에는 방통위 경고에도 불법 보조금이 지속되자 방통위가 이통 3사에 각각 8억원의 과징금과 임원 형사 고발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