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표시가 의무화 되면서 당장 오는 12월 23일부터 모든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후두암 수술 자국이 선명한 목, 담배 연기를 맡고 있는 어린 아이의 눈, 가장의 얼굴이 지워진 가족사진까지 경고그림의 면면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담뱃값 경고그림이나 담뱃값 인상처럼 정부가 실시하는 대부분의 금연 정책은 '흡연을 하면 이런 악영향을 미친다'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개인의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을 때 '건강에 좋지 않으니 담배를 끊어야지', '돈이 많이 드니 담배를 끊어야지'라는 식의 금연 동기를 찾곤 한다.

이러한 네거티브 전략은 강력한 금연 동기가 되지만, 한편으론 큰 스트레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관점만 약간 달리하면 금연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보다 지속 가능한 금연을 실천할 수 있다. 바로 '포지티브 전략', 즉 금연을 했을 때 이로운 점을 더 많이 찾는 것이다.

금연에 있어 포지티브 전략의 효과는 꽤 위력적이다. 예컨대 대부분의 흡연자에게 '흡연을 하면 후두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보다 '금연을 하면 한 달에 139,500원을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포지티브 전략 관점에 기반해 흡연자의 금연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다. 가장 먼저 금연을 하면 미각이 좋아져 먹는 즐거움이 커진다. 먹는 것이 삶에 주는 즐거움을 생각해볼 때 이는 적잖은 이점 중 하나다. 또한, 피부 탄력이 좋아져 주름을 예방할 수 있으며, 성기능 향상, 가족의 건강 등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흡연으로 잃는 것만큼이나 많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동기도 담배의 중독성 앞에서는 곧잘 무너지기 일쑤다. 담배 속에 들어있는 '니코틴' 성분 때문이다. 니코틴은 흡연 시 폐를 통해 흡수돼 약 15초 만에 뇌로 전달되는데, 마약의 일종인 헤로인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니코틴 중독으로 인한 금단 증상을 줄여 줄 금연보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금연보조제 중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것은 약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껌과 패치, 사탕 형태의 니코틴보조제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 가능하며, 니코틴보조제를 사용해 금연할 경우 성공률이 약 2배 이상 높아지는 등 금연 효과도 뛰어난 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담배의 위해성을 알리며 흡연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동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금연을 도울 수 있는 보조금 인상이나 금연 프로그램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동시에 실시하여 금연 참여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도 했다.

금연은 분명 어려운 과업이다. 마음과 더불어 몸의 문제까지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금연에 대한 굳은 의지, 그 의지를 지치지 않고 이어가게 도와 줄 긍정적인 동기, 그리고 금단증상을 다스려 줄 적절한 보조수단을 이용한다면 금연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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