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500㎞주행모델 내년 첫선
1230대 보급 'H2ME 프로젝트'
독일기업들 중추적 역할 눈길
유럽시장 '한·일·독' 3파전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한국과 일본이 양분하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에 자동차 종주국 독일이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다양한 분야의 기업체들이 모여 내년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초기 시장이 형성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오래된 구형 국산 수소차의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를 바탕으로 개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방식의 수소차를 내년에 첫 양산형 모델로 출시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차세대 수소차 모델을 발표한 만큼 기존 B-클래스 수소차의 생산은 더는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수소 충전소 인프라의 부족을 이유로 외부 전원으로도 충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출시할 이 차량은 수소연료 4.8㎏을 실을 수 있는 700bar 규격의 탄소복합재수소탱크 2개를 탑재했고, 3분 만에 완충할 수 있다.이 차는 전기모터만으로도 50㎞를 주행할 수 있고, 가정용 콘센트와 일반 공공 전기충전소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 완충 시 총 주행거리는 500㎞에 이를 전망이다.

다임러는 아울러 현재 쉘, 에어리퀴드, 린데그룹, OMV, 토탈 등 독일 기업체와 합작 투자를 통해 H2모빌리티(H2 Mobility)를 설립해 독일 내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오는 2017년까지 충전소 140기, 2023년까지 432기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 컨소시엄에 50%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 6월 유럽 유럽연합(EU)이 발족한 수소차 및 인프라 보급 전략인 H2ME(Hydrogen Mobility Europe) 프로젝트 2기와도 궤를 같이 한다. 총 1억유로를 투입하는 H2ME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6년간 1230대의 수소차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인데, 다임러를 비롯한 독일 기업들이 이 계획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수소차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는 기존 일본 토요타와 혼다를 비롯해 내년부턴 벤츠라는 새로운 경쟁 상대가 생긴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독일에서 카셰어링 방식으로 수소차 50대를 공급했고, 프랑스에서는 택시업체를 통해 5대를 운영 중이며 1년 안에 70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일반 판매망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해 독일과 일본 업체들에 초기 유럽 수소차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리스 형식으로 일반 판매를 진행 중인 토요타는 내년 총 3000대까지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혼다는 하반기 들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 클라리티를 선보였고, 총 200대의 리스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라이와 클라리티, 벤츠의 차세대 모델 모두 현대차 투싼ix FCEV(415㎞)보다 주행거리가 100㎞ 이상 길어 오는 2018년에나 1회 충전으로 6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2세대 수소차를 선보일 현대차 입장에선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격 면에서도 양산 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투싼ix FCEV가 가장 비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와 토요타 등 각 기업은 초기 시장 구축에서 모두 자국에서의 재정적 뒷받침이 튼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소홀한 국내의 경우 기업이 기본적인 내수 생산 체계 구축이 어려워 해외에서는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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