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부금출연사 이탈로
기부금 잔액 3억여원 불과
"구글·애플 수익에만 급급
재단 운영에 힘 보태야"

게임 과몰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유일한 민간단체인 게임문화재단이 이달 5기 출범을 앞두고 재원 고갈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재단은 국내 게임사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최근 게임 산업 위축으로 기금이 급격히 줄었다. 관련 업계는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 앱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구글, 애플 등이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했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선 소극적인 모습인데, 이런 때 재단 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위축으로 게임사들의 형편이 어려워지고, 게임 시장 환경이 온라인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업계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게임문화재단 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재단은 '게임 과몰입 힐링센터' 운영 등 수익사업을 하고 있지만, 현재 재정이 거의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문화재단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고, 기획재정부로부터 공익성 기부금 대상단체로 지정받아 출범한 민간 단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률은 2012년 8.8%에서 2013년 -20%로 곤두박질쳤고, 2013년 2014년 1.6%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겨우 면했다. 반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은 2014년 25.2%, 2015년(전망치) 23.2%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온라인게임이 맥을 못 추면서 국내 게임 시장은 2013년 -0.3%, 2014년 2.6%, 2015년 6.1%(추정)라는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기부금 출연사들이 하나 둘 재단 참여에 발을 빼고 있다. 실제 2010년 넥슨, 엔씨소프트, NHN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현 넷마블게임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등 8개사이던 재단 기부금 출연사는 2012년 3기 출범 당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등이 빠지면서 5개사로 줄었다. 올해에는 네오위즈게임즈가 빠져 출연사가 4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2010년 109억원이던 재단 기부금 잔액은 2013년 26억원으로 감소했고, 현재는 재단 주요 사업인 힐링센터 운영을 겨우 감당할 정도인 3억여원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는 힐링센터에 대한 게임 이용자와 이용자 가족의 수요가 큰 만큼 재단 필요성이 크다는 데 공감하지만, 국내 온라인게임사 위주로 기부에 참여하는 현 구조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힐링센터는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간주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통해 관리하려는 복지부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게임업계와 병원, 재단이 협력해 운영 중인 과몰입 상담·치료 시설이다. 현재 수도권, 전라, 경북 등지에 총 5개 센터가 재단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수천명이 센터를 내원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게임 시장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구글, 애플 등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재단 참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 구글플레이 매출은 3조2000억원이며, 매출 기준 점유율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재단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힐링센터를 8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추가 기부금 약정이 체결되지 않은 현 상태로는 계획 실현이 요원할 전망이다. 게임 과몰입 치유 사업에 직접 국고를 투입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기재부 방침에 따라 정부에도 손을 벌릴 수 없는 상황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힐링센터 설립·운영(인건비, 치료비) 등 게임 과몰입 치유와 관련된 직접 사업에 국고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라며 "과몰입은 게임업계가 콘텐츠를 만들면서 생겨난 부작용인데, 왜 공공재원을 투입해야 되냐는 게 기재부 논리라 과몰입 대응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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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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