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내년 도입 추진
베터먼트 등과 업무 제휴 타진
본격 진출땐 국내시장 큰 파장
초반 수익률 시장 연착륙 관건

25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며 글로벌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국내 시장에 내년 본격적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막강한 자금력과 운용경험을 갖춘 이 업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걸음마 수준인 국내 기술력으로는 경쟁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베터먼트, 웰스프론트, 찰스 스왑 등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업무 제휴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 진출은 일례로 찰스 스왑의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라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투자자들에게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올해 이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업무 제휴를 추진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미래에셋증권과의 통합 작업 등 산적한 여러 사업이 맞물려 관련 사업을 잠시 중단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꽤 인지도가 높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이미 관심을 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국내 시장 상륙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로보 마켓'을 올해 3월 출범하는 등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보 마켓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상징적인 사업으로 투자자와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를 연결해 주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미래에셋대우가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시도도 국내에선 처음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토종'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경쟁을 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시장은 2008년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가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투자자의 투자성향, 투자목적을 세밀히 분석, 지속적인 자산관리를 한다는 현재적 의미의 로보어드바이저를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선구적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월말 기준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133개에 달한다. 2월말 기준 총운용자산은 249조원으로 추산되며 2017년엔 568조원, 2020년엔 2272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현재 증권업계와 정보기술(IT) 경력자들을 중심으로 쿼터백, 디셈버앤컴퍼, 에임 등의 로보어드바이저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들이 활동을하고 있지만 대부분 창업 1~2년 내 기업으로 기술력과 알고리즘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이달 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해 금융당국이 이들 기업에 대한 기술력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추정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2017억원 수준으로 2020년엔 1조225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베터먼트와 웰스프론트 등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국내에서도 익숙할 만큼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상품 도입 후 초반 수익률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달성한다면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집중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도입 된다면 해외 핀테크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첫 번째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만들어진 선진적인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교훈을 준다면 도입 자체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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