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5억장 분량에 달하는 문서 유출을 겪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는 기밀로 분류된 문서도 다수 포함돼 향후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NSA 전직 협력사 직원이 최소 5억장, 용량으로는 50TB 분량의 정부 기록물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고 미국 법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여기에는 군 병력 운영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1급 기밀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해군 장교 출신으로 메릴랜드주에 거주하고 있는 해롤드 할 마틴 3세라는 이름의 유출자는 이 같은 혐의가 확인돼 지난 8월 체포돼 기소됐으며, 법무부는 정부 자산 절도와 등급 분류 문서 무단 반출 외에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틴의 변호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수사 초기 마틴이 매우 애국심이 높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연방법원은 현지시간으로 21일 마틴에 대한 재판을 실시한다. 연방검찰은 마틴이 고의적으로 문서를 유출했으며 10개 이상의 화기를 이용해 중무장하고 있어 위협적이라고 기소장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마틴은 미국 유명 보안컨설팅업체 부즈알렌해밀턴홀딩스 소속으로 NSA와 관계를 맺었으며 협업 과정에서 NSA의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즈알렌 측은 8월 마틴의 체포 당시까지도 이를 모르다 체포 사실을 파악하고 곧장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틴이 빼돌린 정보가 적대국 등 다른 곳으로 유출된 정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포착되지 않았으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러시아나 중국 등에 NSA의 해킹 도구 등에 대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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