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상관없이 개발 전념 '둥지'
개발자 35명 상주·파트타임 이용
세계 수준 공개SW 개발 구슬땀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에 위치한 공개소프트웨어 개발자랩에서 개발자들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  공개SW 개발자랩 제공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에 위치한 공개소프트웨어 개발자랩에서 개발자들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 공개SW 개발자랩 제공



■ 르포 - 삼성동 테헤란로 '공개SW 개발자랩' 가보니 …


'자신의 꿈을 실현 시켜주는 공간'

지난해 공개소프트웨어(SW)개발자랩에 합류했다는 한 개발자는 이곳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공개SW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보금자리이자, 둥지.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 빽빽이 들어선 사무실 건물들 사이에 '공개SW개발자들의 보금자리' 공개소프트웨어(SW)개발자랩(Lab)이 있다.

19일 방문한 공개SW개발자랩은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수 많은 컴퓨팅 기기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와 개발자들의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만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운영기관인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의 박봉수 본부장의 "이분들 일하는 것을 보면 예술가들 같다"며 "시간을 가리지 않고 몰두하는 성격들이라, 밤을 세워 전념하다가 낮에 잠깐 눈을 붙이는 사람도 있고 하루 종일 여기에서 그야말로 사는 사람도 있다"는 설명이 따라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윤종록, NIPA)이 공개SW개발자 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공개SW개발자랩은 올해까지 총 45명의 공개SW개발자를 발굴, 육성했다. 이들은 텐서플로우, 재플린, 일렉트론, 타이타늄, 센챠 등 국제적인 SW프로젝트에서 초청할 정도로 개발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개SW의 고급 개발자(커미터)를 양성하는 한편 공개SW커뮤니티 활성화를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는 35명의 개발자가 상주, 파트타임 형태로 랩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부장과 대화 중에 한 무리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지난해 선발된 개발자 2기 멤버들이라는 이들 쏟아내는 대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SW로 통일된다. 아침 8시에 랩에 도착해 저녁 10시까지 랩에 머무른다는 백운천 씨는 모바일에서 통화연결음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통화연결음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백 씨는 "이런 기술을 개발해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개발 상황을 물어봤는데 모두가 '개발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SW를 실현시키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13년 했었다'는 정주원 씨는 지금 데이터베이스 콘트롤 툴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회사 다녔을 때를 돌이켜 보면 회사에서 필요한 SW개발만 하고, 늘 일이 힘들다는 불평만 했었다"며 "랩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 SW분야의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목적의식이 뚜렷해 서로 대화하면서 성장하는 느낌을 받고, 무엇보다 랩의 지원이 현실적인 수준이어서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촉망받는 개발자로 명성을 쌓아가던 그들이 공개SW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 씨는 "개발자로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개발자로서 자신을 브랜딩 할 수 있는 도구가 공개SW였다"고 설명했다.

공개SW개발만 해온 이들에게도 취미활동이 있을까. 예상했던 대답이 돌아온다. 조만석 씨는 "SW개발 다른 것 할 줄 아는 게 없다"며 "개발이 살아가는 그 자체"라고 대답했다.

한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공개SW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32.9%성장했다. 6년 만에 시장규모가 5.5배 성장한 것이다. 이에 진흥원은 내년에는 공개SW의 시장 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송혜리기자 sh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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