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만으로 89㎞ '기존 2배' 엔진주행 포함땐 최대 676㎞ PHEV분류 보조금은 다소 적어 렌터카 등으로 가치입증 주력
쉐보레 2세대 볼트. 한국GM 제공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한국GM은 지난달 쉐보레 2세대 볼트(Volt)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로 소개했다. 전기만으로 보통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보다 2배 이상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같은 범주 안에 함께 묶이고 싶지 않다는 어떤 자존감이 엿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상은 PHEV로 분류돼 우리나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못 받는 실정에 처했다. 이에 한국GM은 일반 소비자 판매를 바로 시작하기 전, 렌터카나 카셰어링처럼 접근성이 높은 곳에 차량을 배치해 제품 경쟁력을 우선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 볼트의 가치를 알게 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으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세대 볼트의 외관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바 있는 올 뉴 말리부와 제법 닮아있다. 마치 말리부와 디자인 콘셉트를 같게 유지한 채 한 차급 낮춘 준중형차를 보는 느낌이다. 제원상 크기는 길이 4580㎜, 너비 1785㎜, 높이 1495㎜, 휠베이스 2694㎜로 일반 준중형 세단과 비슷하지만, 뒷좌석 바닥 밑에 배터리가 들어있는 탓에 실내 뒤쪽의 공간성은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실내 디자인은 기어 레버나 시동 버튼을 푸른색으로 강조하는 등 군데군데 나름 화려한 멋을 냈지만, 전기차나 PHEV라는 느낌을 확연하게 받을 정도로 미래지향적이진 않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버튼식 기어 노브라든지, 테슬라 전기차의 세로형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포인트로 꼽을 만한 요소는 없다.
디자인 색채는 일반 내연기관차의 모습을 띤다면, 주행성능은 전기차다움을 물씬 풍긴다. 최대토크 40.6㎏·m의 힘으로 앞바퀴를 굴려 웬만한 디젤차 못지않은 출발 가속을 느낄 수 있다. 볼트는 2개의 전기모터로 구성된 영구자석 모터 드라이브 유닛과 4기통 1.5ℓ 가솔린 엔진으로 결합했다. 배터리 용량은 18.4㎾h다.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는 최대 89㎞다. 보통 PHEV가 1회 전기 충전에 40㎞ 주행 가능한 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여기에 엔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합하면 최대 676㎞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주행거리연장' 전기차라는 수식어답게 엔진으로 완전히 전환한 이후로는 차의 힘이 떨어진다. 볼트 전기 모터의 최고출력은 151마력인 반면 가솔린 엔진은 102마력이다. 무거운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실은 준중형차를 1.5ℓ 엔진만으로 끄는 건 아무래도 버거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2세대 볼트를 먼저 체험하고 싶은 소비자는 카셰어링이나 렌터카 업체를 통해야만 가능하며, 현재 일반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입 대수가 많지 않고,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 한한 경우도 많아 아직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롯데렌터카의 경우 볼트 도입을 기념해 올해 연말까지 '볼트 1+1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볼트 1일(24시간) 대여 시 추가 1일(24시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2세대 볼트의 일반 판매가 시작될 경우 정부 보조금은 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는 환경부 1500만원, 지방자치단체 300만~800만원 등 최대 23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동급 친환경차와 가격 경쟁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