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회장 구속없이 재판 경영공백 최악의 상황 피해
롯데면세점 재승인에 집중
롯데호텔 기업공개 재추진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종료

4개월간 이어오던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롯데가 3부자에 대한 일괄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됐다. 의혹 대상은 모두 다 들여다보고 롯데 일가를 구속하겠다는 검찰의 의지와 달리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제2롯데월드 인허가 특혜 의혹 등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는 그동안 손 놓고 있던 각종 경영현안에 속도를 내고 뼈아픈 자체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롯데가 구속은 신영자 이사장 유일= 롯데 일가 중 구속 기소된 사람은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 로비와 연루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뿐이다. 롯데그룹 주요 경영자 중에서도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이 유일하다.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되자 롯데그룹은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구속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을 받게 돼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6월부터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그룹 경영을 정상화하고 내부 정비에 지체 없이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앞에 닥친 현안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건이다. 지난 6월 면세점 특허 연장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롯데그룹은 오는 12월 사업권 회복에 기대를 걸고 면세점 입찰 경쟁에 집중할 계획이다.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인 롯데월드타워도 연내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롯데가 경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는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마자 호텔롯데를 앞세워 보바스기념병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호텔롯데측은 "보바스기념병원의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인수를 적극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 호텔롯데 기업공개 재추진 전망= 검찰 수사로 발목이 잡힌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롯데 측은 지난 6월 검찰 수사로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재추진하고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는 것은 물론 외압에도 경영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다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공산이 크지만, 검찰 수사로 신 회장의 건재함이 부각된 만큼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망이다.

◇ 남은 재판 '넘어야 할 산'=경영정상화와 더불어 앞으로 전개될 재판도 롯데로선 넘어야 할 산이다. 검찰과 롯데 측의 유·무죄 다툼이 법원에서 벌어지게 되는데 양측은 횡령과 배임 등 핵심 혐의를 두고 벌인 공방전을 법정서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쪽에서는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의 조재빈 부장검사가 직접 공소유지를 맡고 중견급 검사 3명도 함께 투입될 예정이다. 검찰은 총수 일가가 기업을 사유화해 장기간 이익을 빼돌렸다는 점에서 용인할 수 없는 범죄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4개월간 검찰의 공세를 방어한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법정 다툼을 맡긴다. 변호인 구성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살핀 뒤 맞춤형 전문가로 꾸리기로 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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