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준 96억8000만 달러 기록

달러화 예금이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예금을 인출하면서 대기업 달러화 예금이 줄었지만, 미국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전망에 개인의 달러화 투자가 늘어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7일 발표한 '2016년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중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이 전달보다 7억7000만달러 증가한 96억8000만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말(50억 달러)과 비교하면 1년 2개월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7~9월) 개인의 달러화 예금 증가액은 26억7000만달러나 된다. 다만 이달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총액은 전달보다 8억4000만달러 줄어든 665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들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달러화 예금을 대거 인출한 영향이 컸다. 9월말 현재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 잔액은 468억4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1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미 달러화 예금은 4억달러 줄어든 565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고석관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중화학, 건설 등 분야의 대기업들이 분기말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달러화 예금을 인출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위안화예금과 유로화예금 역시 증권사의 만기도래 정기예금 인출 등으로 각각 3억달러, 4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엔화예금은 증권사의 엔화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전달보다 9000만달러 늘었다.

지난달 외화예금 잔액을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은 573억달러로 2억3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92억달러로 10억7000만달러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국내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외화로 예치한 예금을 뜻한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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