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하이힐의 부담으로 발바닥 통증이 있었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잠깐의 휴식 등 임시방편적 조치만을 취하다 결국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김모씨는 통증의 원인으로 바로 하이힐을 즐겨 신는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다.
무지외반증은 하이힐 병으로 불리며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게 되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이와 같이 엄지발가락 부분에 부담이 많이 가해지는 하이힐, 볼이 좁은 구두를 즐겨 신다 보면 발가락 통증,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 대표적인 중년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진 무지외반증은 올바르지 못한 신발의 선택, 키를 높이기 위한 무리한 깔창의 사용과 균형이 맞지 않는 걸음걸이 등으로 최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는 추세다.
원인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평발, 넓적한 발, 과도하게 유연한 발, 첫번째 발등뼈가 엄지발가락과 만나는 관절면의 각이 정상보다 외측으로 과다하게 돌아간 경우 등이 있을 수 있고 유전이 되는 경우도 있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하이힐과 같이 굽이 높거나 볼이 좁은 신발 등 지속적으로 발에 부담을 주는 신발을 많이 이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
단순 발가락 변형으로 시작되는 무지외반증은 상태가 심각해지는 경우 엄지발가락 뼈와 발등뼈의 관절부위가 돌출되고 이 부위가 신발에 닿아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서 보행 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X-ray 상 엄지발가락이 15도 이상 휘어진 경우 무지외반증으로 진단하지만 변형이 심하지 않은 환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무지외반증은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증상이 나타난다.
1.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변형
2. 발가락 변형으로 인한 엄지발가락 부위에 통증 발생
3. 엄지발가락 외 다른 발가락 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면서 통증 발생 및 심한 경우 두번째, 세번째 발등뼈의 스트레스 골절 발생
4. 통증 및 발 앞쪽의 비정상적인 체중부하로 인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움
5. 통증이 심해지고 신체의 균형이 깨지면서 몸의 다른 부위에 영향을 줌
무지외반증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환자가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 통증이 발생할 시 잠깐의 휴식,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보조기구 사용 등 임시방편적인 조치를 취하여 결국 변형이 진행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엄지발가락은 나머지 발가락에 실리는 체중만큼의 부담을 혼자 감당하는 만큼 보행 시 체중의 부담을 가장 많이 받는 역할을 한다. 만약, 무지외반증으로 엄지발가락의 통증이 발생하여 힘을 싣지 못하는 경우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기면서 단순히 무지외반증 뿐만 아니라 무릎 관절, 엉덩이 관절, 허리 등 여러 관절에 무리를 주어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몸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조기에 치료와 예방이 필수다.
따라서 X-ray로 변형된 각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족저압 검사, 체형 분석 등으로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하고, 수술 시 절골술 후 고정 방법의 결정 및 체중 부하, 정상적인 보행의 시기 등을 예측하고 결정하기 위해 골다공증 정도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다른 정형외과 질환과 마찬가지로 보존적 치료 방법과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 방법에 단순한 약물치료나 주사 치료, 물리 치료 등은 변형 자체를 회복시킬 수 없어 효과적이라 할 수 없다.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되지만 원칙은 변형의 해결에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 신발을 바꾸거나 체중이 정상적으로 가해질 수 있는 환자 개개인에 맞춘 특수 제작 깔창을 제작, 사용하는 등 변형의 진행을 늦추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변형이 심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뼈와 발등뼈를 절골술로 교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일단 변형이 너무 심하게 진행되면 엄지발가락뼈와 발등뼈뿐만 아니라 엄지발가락을 움직여주는 힘줄, 두번째나 세번째 발등뼈 등 여러 구조물들을 동시에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발의 기능을 최대한 회복하고 부작용이나 합병증,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지는 무지내반증,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짧아져 오히려 체중 부하가 더 안되는 경우, 관절 강직으로 엄지발가락 관절이 뻣뻣해져서 모양은 좋아진 것 같지만 걸을 때 통증이 더 발생하는 경우 등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법의 선택은 족부족관절(발, 발목) 전문의와의 꼼꼼한 상담이 필요하다.
(도움말 : 미사성민정형외과/족부족관절센터, 의학박사 이종석 원장)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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