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의 준PO 1차전서 보여준 김용의의 선전은 LG 선수단에게 '할 수 있다'라는 의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진=연합뉴스
넥센과의 준PO 1차전서 보여준 김용의의 선전은 LG 선수단에게 '할 수 있다'라는 의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진=연합뉴스
◆LG(선발 류제국) vs 넥센(선발 맥그레거) - 서울 잠실구장

LG는 16일 열린 3차전에서 4대1로 완승을 거두며 PO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시리즈 전 LG의 기세가 무섭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넥센의 우위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던 만큼 LG의 분전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LG는 무엇을 바탕으로 넥센을 몰아붙였을까?

△ '미치는 사나이'들의 존재

흔히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는 미치는 선수들의 존재가 승부를 가른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넥센에는 없고 LG에는 있는 첫 번째 승리요건이다.

LG가 넥센과의 시리즈를 앞두고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로 만든 1차전 7대0 완승에는 톱 타자로 전격 출전한 김용의와 넥센으로부터 한 차례 방출통보를 받은 바 있던 소사가 있었다.

김용의는 1차전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끎과 동시에 해결사 노릇까지 했다. 여기에 1차전 선발로 낙점받은 소사는 6이닝 동안 110개(스트라이크 74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상대 선발 멕그레거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했다. 안타를 8개나 맞았지만 위기마다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모습은 넥센의 기세마저 꺾기에 충분했다.

3차전에서는 유강남이 히어로로 등극했다. 유강남은 양 팀이 0대0으로 팽팽히 맞선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올 시즌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등극한 신재영을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뽑아냈다. 보통 선수들이었다면 가을무대, 2사2루라는 상황이 주는 압박감에 안타를 노리고 소극적인 스윙을 했겠지만 유강남의 방망이는 초구부터 힘차게 돌아갔고 유강남의 방망이를 떠난 공은 좌측 펜스를 넘어갔다.

△ 선전을 넘어 압도 중인 투수진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제는 언제든 들어맞지만 단기전에 들어서면 더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LG가 승리한 1, 3차전, 넥센이 승리한 2차전에서 모두 선발의 호투가 발판이 됐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LG는 1차전서 소사가 6이닝 무실점, 3차전에서는 허프가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승리의 기반을 닦았다. 사실 패한 2차전에서도 선발 우규민은 3과1/3이닝동안 4실점하며 무너졌지만 불펜은 남은 5와1/3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상대가 선발을 끌어내려도 버틸 힘이 있음을 증명했다.

LG가 3차전 내내 넥센에 내준 점수는 단 6점으로 경기당 평균자책점 2.00에 해당한다. '타고투저'가 올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이슈임을 고려하면 이 같은 기록은 선전이 아닌 압도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어진 기세

1차전 선발로 '에이스' 밴 헤켄 대신 스캇 멕그레거를 선택한 염경엽 넥센 감독의 '묘수'는 현재까지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왔다. 멕그레거가 등판한 1차전에서 패했을 뿐 아니라 KIA를 꺾고 올라온 LG의 기세를 더욱 키워준 꼴이었다.

시리즈 시작전까지만해도 객관적인 전력상 넥센이 앞선다는 평가에 의구심만 가질뿐 큰 반발을 못하던 LG 선수들이 이제는 공공연히 넥센을 상대로 업셋을 꿈꾸고 있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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