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성장률 2.8% 낙관적
김영란법·갤노트7 단종 등 빠져
글로벌 환율 전쟁 여파도 우려
리스크 고려한 새 경제운용 필요

우리 경제에 적색 경보가 울리고 있다. 내수 침체와 수출 급감으로 4분기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함께 세계 주요 경쟁국간의 환율 전쟁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경제 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정부가 하반기 경제 운용의 토대로 삼은 올해 성장률 2.8%는 브렉시트 변수는 물론 갤럭시노트7 단종, 부패방지법(김영란법) 시행에 다른 소비위축 등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그대로 유지한 것도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악재 이외에 환율 전쟁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 초보다 3.4%나 떨어져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의 달러화 기준 9월 수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10%나 감소했다. 중국이 공격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금융센터는 15일 '미 대선의 아시아 신흥국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자국 제조업 및 일자리 보호를 목적으로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감시와 환율조작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엔화 약세 추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환율갈등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교역 환경 악화 등으로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운용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대북변수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방안과 외환시장 분야의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화급한 조선 구조조정도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총대를 메고 확고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환부가 안으로 곪아갈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10조원의 추경을 포함한 20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는 급랭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도이치뱅크 유동성 사태와 유럽의 양적 완화 축소 등 해외 변수가 돌출하고 있는 만큼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임시 특례법을 부활시키는 등 경제 운용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국 관계가 악화됐다. 지금부터 대(對)중국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에도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역풍으로 대외 부문 악재의 폭발력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해외 마이너스 요인을 내수로 대체하기 위한 정책 조정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은 "구조조정이나 김영란법 시행 등 경기하향 리스크가 높아져 있다"며 "경기확장적 기조는 불가피하지만, 사회복지 지출 수요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지출구조 조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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