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100배 빠른 충전’ 하이브리드 배터리 개발

강정구 KAIST 교수팀 개발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 능가


국내 연구진이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100배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차세대 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하이브리드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단) 지원으로 강정구 KAIST 교수(사진)팀이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슈퍼커패시터 소재의 장점만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에너지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 저장밀도가 높아 전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지만 전기 출력이 낮아 충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에너지 출력을 키운 슈퍼커패시터 전지가 연구됐지만, 에너지 저장밀도가 낮아 충전 용량이 적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이온전지와 슈퍼커패시터의 서로 다른 에너지 저장 원리를 융합하기 위해 두 저장장치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음이온과 양이온이 쉽게 전해질과 내부공간을 통과할 수 있도록 수∼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가공한 '다공성 나노튜브'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에너지 저장장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에너지 저장밀도는 1.5배, 충전·출력 특성은 100배 이상 높아져 최대 출력 시 20초 만에 약 130Wh/㎏의 에너지 저장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김광호 하이브리드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로 고용량의 에너지 저장 밀도와 기존 연구에서 볼 수 없었던 우수한 입출력 특성을 갖는 급속 충전이 가능한 원천소재를 개발했다"며 "미래용 전기자동차와 모바일 디바이스 등의 에너지저장 장치로 활용되는 미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술 상용화를 위한 대량 생산 공정 최적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기술이전 또는 연구자 창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