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윤 차의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정상윤 차의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정상윤 차의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신진연구)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은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할 정도로 드물지 않은 만성 관절염이다.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줘야 할 면역세포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분포하는 여러 관절을 공격해 극심한 관절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고 심해지면 관절파괴가 일어나 영구적인 장애를 얻게 된다. 치료적인 측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해 최근에는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염증성 싸이토카인을 표적으로 이를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 많은 환자가 관절염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류마티스 관절염의 병태생리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완치로 갈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내 활막섬유모세포(synovial fibroblast)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활막섬유모세포는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싸이토카인의 영향을 받아 마치 암세포와 같이 증식하며 자체적인 염증성 싸이토카인 과케모카인을 분비하고 판누스(pannus)라는 일종의 육아조직을 형성해 관절을 파괴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염증성 관절염 내부의 환경은 세포의 증가에 비하여 혈관신생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부족한 스트레스 상황이라는 점이며, 이를 극복하며 증식하고 관절내로 파고드는 활막 섬유모세포에 오토파지(autophagy)라고 하는 세포 내 기전이 관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오토파지는 세포의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이화작용으로 세포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 내 특정 단백과 기관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에너지를 만들고 세포 내 독성물질을 제거해 세포가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세포 내 기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면, 세포가 기아상태(starvation)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가 유도되며 이때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 또는 소포체와 같은 일부기관을 오토파지 공포(vacuole)를 형성해 격리시키고, 여기에 리소좀(lysosome)이 융합돼 단백분해 효소들이 격리된 기관을 분해해 에너지를 생성함으로써 기아상황을 극복하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오토파지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와 대조군인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활막조직을 얻어 오토파지 단백의 발현여부를 웨스턴블롯과 면역형 광염색을 통해 확인했고, 예상대로 전자의 경우에 오토파지 단백 발현이 증가돼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활막 섬유모세포에서 대표적인 염증성 싸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α(TNF-α)에 의해 오토파지가 유도됐고, 이러한 오토파지 기전을 짧은 간섭 RNA(siRNA)를 이용해 억제했을 때 세포의 증식과 이동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는 오토파지 단백발현을 유전적으로 억제시킨 쥐에 관절염을 유도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하게 억제됨을 확인했다. 이상의 결과로써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행에서 활막 섬유모세포 내의 오토파지기전이 중요함을 증명했고, 향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서 오토파지를 억제하는 약물을 이용하면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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