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가계부채 증가세 우려
금융불균형·소비위축 등 부작용

가계부채 문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4일 한국은행 본관 15층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올해 1200조원을 돌파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국내 경제에 큰 짐이 될 수 있다면서 일제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은 통계를 보면 가계부채는 올해 6월 말 1257조30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54조원 늘었을 뿐 아니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채가 급증하는 등 부채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는 다른 나라보다 매우 빠르다"며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앞으로도 높게 지속될 경우 금융 불균형이 누적될 뿐 아니라 가계의 소비도 제약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에 일부 영역에서 금융기관의 대출을 제한하는 '가계부채 총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불안 심리나 경제주체에 미칠 심리적 영향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어 총량제 도입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계부채 수준이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라고 묻는 데에 이 총재는 "현재로서 시스템적 리스크를 초래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이 "한은의 비공개 연구용역 결과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잠재적 도산대출자 비중이 50% 이상, 4%포인트 오르면 7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총재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이어갔다. 이 총재는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를 해결할 궁극적인 해법은 성장 회복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가 부동산 버블(거품)의 주범이 됐다"며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그 영향으로 가계부채의 폭탄이 터질 수 있다. 미국처럼 대출규제 강화를 통해서 금리 인하 효과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소비와 투자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강화가 필요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가계부채 억제만 놓고 보면 DTI 강화를 생각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 특히 부동산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같이 살피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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