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부진 '돌파구' 첫발 'LF몰' 이어 잇따라 진출 모바일 중심 재편 '앱'에 주력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옷 구매채널을 오픈마켓에서 패션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몰로 바꿨다. 패션 대기업의 온라인몰 상품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미리 입어보고 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A씨처럼 온라인을 통해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던 패션업계도 온라인몰 강화에 나섰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의복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2.8% 늘었다. 반면 지난해 패션 시장은 1.8% 성장하는 데 그쳐 온라인으로 주 채널이 이동하는 현상을 입증했다.
특히 패션 대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 부진이 지속되자 온라인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패션 온라인 시장은 LF-삼성물산-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 4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온라인몰 SI빌리지닷컴을 통해 전체 자사 패션 브랜드와 수입 명품 브랜드 등을 선보이면서 온라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지난해 12월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사장의 패션사업 확장 전략에 따른 것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SI빌리지닷컴을 통해 2023년까지 매출 5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패션 대기업 중 온라인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LF(옛 LG패션)다. LF는 2000년 패션엘지닷컴으로 처음 온라인몰을 개설한 뒤 2010년 LG패션샵으로 온라인몰 강화에 착수, 2014년 LF몰로 개편했다. 올해 상반기 LF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도 온라인 비중이 16%에 이른다. LF는 LF몰뿐만 아니라 트라이씨클, 스타일렛, 아이이에이치 같은 전자상거래업체 5곳을 인수해 계열사로 추가하면서 온라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재고와 판관비 감축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며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말 브랜드별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몰을 모아 통합 쇼핑몰인 SSF샵을 선보였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차별화를 선언한 SSF몰은 18개 자사 브랜드 판매는 물론 고객이 선택한 상품과 어울리는 아이템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엄지족 잡기에 나섰다. 또 SSF몰 운영과 더불어 이서현 사장의 야심작인 에잇세컨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알리바바그룹의 티몰에 열고 중국 온라인 시장 강화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지난해 10월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을 개설했다. 한섬은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에 주력하는 브랜드였지만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라 창사 이후 첫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한섬은 온라인 전용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수선·반품·교환 등을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초반 실적도 회사 목표보다 100%를 웃돈 것은 물론 1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들도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대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고객 유입이 수월한 편이서 그것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온라인도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앱 편의성을 높이고 할인혜택을 더하면 충분히 온라인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