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8일 대전 ETRI 본원서
국내 인공지능 기술수준 가늠
2023년 '인공두뇌' 개발 목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서울대 등 국내 연구기관·대학·기업 총 26곳이 10년간 공동 개발하는 국산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의 공식 데뷔 날짜가 내달 18일로 정해졌다.

엑소브레인은 이날 대전 ETRI에서 인간과 역사적인 퀴즈 대결을 벌인다. 엑소브레인이 공식 퀴즈대회 무대에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퀴즈 대결을 통해 국내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ETRI에 따르면 엑소브레인은 퀴즈대회 우승자와 퀴즈실력을 오는 11월 18일 대전 ETRI 본원에서 겨룬다.

엑소브레인은 ETRI를 중심으로 26개 기관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2013년부터 10년간 AI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3월 구글의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세기의 대국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이번 엑소브레인과 인간의 퀴즈 대결과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 몸 밖의 두뇌'라는 뜻인 엑소브레인은 기계가 자연어를 이해하고 지식을 학습해 자연어로 기술된 질문에 정답을 제공하는 언어지능 SW로, 질의응답에 최적화된 AI이다.

최종 목표는 기계와 인간 간 의사소통을 뛰어넘어 지식소통이 가능하고, 전문가 수준에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인공두뇌'를 2023년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IBM이 개발한 AI 컴퓨터 '왓슨'이 지난 2011년 인간 퀴즈 챔피언과 퀴즈 대결을 펼쳐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퀴즈 대결은 미국 ABC방송의 '제퍼디 퀴즈쇼'로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엑소브레인의 퀴즈대회도 제퍼디 퀴즈쇼와 유사한 대결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회자가 문제를 내면, 엑스브레인과 퀴즈 참가자 중 정답을 가장 많이 맞힌 이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누가 빨리 정답을 맞히는가보다, 질문이 제시된 후 같은 시간을 주고 정답을 얼마나 많이 맞혔는가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아직 퀴즈 참가자와 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퀴즈대회 주장원 이상 성적을 거둔 이가 출전할 예정이다.

현재 엑소브레인은 주장원을 차지할 수준의 퀴즈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엑소브레인은 퀴즈대회 우승자 등과 실전 테스트를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 지식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정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백과사전뿐만 아니라, 고교 교과서, 사자성어, 속담, 시사상식 학습을 마쳤고, 미술과 음악, 건축,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퀴즈대회 후 2단계 사업을 통해 의료, 특허, 법률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진다.

이윤근 ETRI 자동통역·언어지능연구부장은 "제퍼디 퀴즈쇼보다 난이도가 높으면서 다양한 유형의 퀴즈를 내 왓슨보다 엑소브레인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듯 엑소브레인도 지식을 늘려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준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