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가 해제됐다. 많은 기업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이란으로의 재진출을 꾀하고 있을 듯하다. 그렇다고 이란으로의 수출을 무턱대고 준비하면 위험하다. 면밀한 준비 없이 수출을 진행하다 혹여 전략물자를 수출하기라도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이란의 국제 제재는 사라졌지만 전략물자를 수출하려면 반드시 정부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략물자는 재래식 무기, 대량파괴무기 및 이의 개발·생산·사용에 가능한 제품을 말한다. 대외무역법에 따라 수출 기업은 수출 품목이 전략물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란으로 진출할 때도 마찬가지로, 수출 품목이 전략물자라면 사전 허가는 필수다.
전략물자 수출허가는 비단 이란으로의 수출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전 세계 어느 국가로 수출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매우 중요한 사전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전략물자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 허가 수출을 진행해 뒤늦게 법·행정적 처벌을 받고 있다. 3년 전 불법수출로 뉴스를 장식했던 인공위성 매각 역시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이 사안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했던 인원들은 법적 처벌을 받고 말았다.전략물자를 허가 없이 수출할 경우의 처벌은 상당한 수준이다. 국제적 합의에 의해 관리되는 품목이어서, 국내에서의 처벌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수출입이 제한되는 등의 강력한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것 까지 허가를 받아야 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전략물자는 글로벌 사회에서 기업 생존에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항목이다.
현대위아 역시 전략물자를 만들고 수출하는 기업이다. 주력 수출 제품인 공작기계는 제조업의 기반을 이루는 필수 생산설비로, 위치정밀도 등에 따라 바세나르(WA) 체제 및 핵공급그룹(NSG) 체제의 통제대상인 전략물자에 해당한다. 국가 방위를 책임지는 방위사업 부문의 군용전략 제품도 만드는데, 이 역시 WA체제 통제대상 품목으로 철저한 관리체계가 필수적이다.
현대위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면서 사내 전략물자 관리체제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관련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조직과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다듬으며 불법 수출이 일어날 수 없도록 전략물자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또 사내 전략물자관리위원회를 운영하며 정부의 법령이 바뀔 때마다 즉각 업무 프로세스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맞춰 새 시스템을 구축해 불법 수출을 사전에 막고 있다. 수출 업무 관련 인원들이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일어나는 사고를 막기 위해 관련 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현대위아는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선택형 CP인증제도 시행 시 AAA등급을 획득했고, 전략물자 수출허가 심사기간 단축이라는 혜택도 받았다.
글로벌 시대에서 '전략물자 관리체계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는 국제사회의 규범 준수는 물론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이다. 정부에서도 이에 다양한 방안으로 기업들의 전략물자 체계 구축을 돕고 있다. 자체적으로 체계 구축이 어렵다면 전략물자관리원의 '전략물자 홈닥터 사업', '전략물자 자율수출관리 상생협력 지원 사업' 등을 이용하면 손쉽게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관리체계를 잘 수립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의 CP인증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욱 손쉽게 전략물자를 수출할 수도 있다.
전략물자 관련 리스크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위험요소라는 것은 언론보도와 예스트레이드(YESTRADE)의 불법수출 사례에서도 숱하게 확인가능하다. 위험성이 큰 만큼 전략물자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면 세심하게 신경 써야한다. 아직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면 전략물자관리원 등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수립하고, 전략물자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자. 업무를 진행하는 실무자와 기업의 위험을 줄이고, 나아가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