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향서 제출 18곳 실사돌입
'한투'·'키움증권' 등 유력 후보
막대한 배당수익 메리트 외에
은행과 협업 접점 확대 시너지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배당 수익 등 단기적인 메리트 외에도 은행과의 협업으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18곳 후보자들이 오는 30일 실사에 돌입했다. 앞으로 한달 간의 실사를 거쳐 오는 11월 11일로 예정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종 낙찰자는 11월 14일에 확정된다.

이번 우리은행 지분 매각 물량은 총 30%로 최소 4%, 최대 8%까지 입찰이 가능하다. LOI를 제출한 곳은 모두 18곳으로 최소 입찰 물량으로 가정했을 때 최대 7곳만이 지분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10곳 이상이 이번 인수전에서 쓴잔을 마시게 된다.

이 가운데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에 집중됐던 경쟁 분위기 속에서 벗어나 우리은행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은행 지분 인수 시 막대한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전망이 밝다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평균 시가 배당 수익률이 5.4%로 가장 높다. 올해도 연간 주당 배당금 500원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입찰 물량인 지분 4%만 보유해도 135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지분 매각 이후에는 본연의 가치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적 회복과 더불어 배당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2016년도 시가배당수익률이 4.4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2017년 PBR 은 여전히 0.43배로 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증권사와 은행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동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점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증권의 단점을 보완해 은행 점포로 접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온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어 오프라인 점포가 없고, 한국투자증권은 지점이 100곳 내외다. 반면 증권사와 운용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우리은행 점포는 국내외 1000여 곳 수준이며 베트남 등 해외 지점 확대에 따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도 구상할 수 있다.

다만 매각 측에서 복수의 증권사를 과점주주로 선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업 형태가 제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과 은행, 보험 등 금융투자업권의 대표적인 협업 사례는 복합점포인데 다양한 과점주주가 나타날 경우 경쟁 구도에 놓여있는 동종 업체 간 긴밀한 협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 경우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100% 발현하기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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